‘나는 동물이다, 고로 존재한다’…인간중심 넘어선 47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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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없이 새로운 세계가 가능할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인간만의 세계가 아니라, 다종공동체입니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인 '비로소 세계'(The World That Therefore We Become) 또한 이러한 철학을 담고 있는데, 이는 데카르트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비판한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쓴 문장 '나는 동물이다, 고로 존재한다'(The Animal That Therefore I Am)를 변용한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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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서울동물영화제 오는 28일 개막

“동물 없이 새로운 세계가 가능할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인간만의 세계가 아니라, 다종공동체입니다.”
해마다 국내외 다양한 동물 영화를 소개해온 ‘서울동물영화제’가 올해도 28개국 47편의 작품을 공개한다. 올해 영화제 슬로건은 ‘비로소 세계’로,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동물을 세계의 공동 구성원이자 참여자, 행위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전환의 메시지를 담았다.
30일 동물단체 ‘동물권행동 카라’는 서울동물영화제(SAFF)가 오는 10월28일부터 11월3일까지 일주일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서울동물영화제는 지난 2018년 ‘카라 동물영화제’로 시작해 5년째부터 명칭을 변경해 올해로 8회를 맞는다.
개막작은 허리케인의 발원지인 아프리카 대서양 국가 카보베르데의 험난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지네와 거북, 새, 인간의 고군분투를 담아낸 ‘코리올리 효과’가 선정됐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며, 작품을 연출한 페트르 롬, 코리너 판에허라트 두 감독이 한국을 찾아 개막식과 마스터클래스에 참석한다. 폐막작은 김예지 감독의 ‘작은 발자국: 카라 생추어리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이 작품은 국내 동물 생추어리(보금자리)의 설립 과정,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번 영화제의 쟁점 주제는 ‘재난과 동물’이다. 기후위기에서 비롯한 폭우, 쓰나미, 가뭄, 폭염, 산불은 인간뿐 아니라 동물·생태계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인간 중심의 인식과 구조 활동 속에서 가려지는 동물의 고통을 비판적으로 뒤돌아본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서아프리카의 사막화,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의 재난과 동물들의 삶을 되짚는 작품들이 상영된다.
영화 상영과 더불어 포럼과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29일 쟁점 포럼 ‘동물이 있다: 재난과 다종공동체’에서는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해 인간이 재난을 인식·대응하는 방식을 성찰적으로 살펴보는 토론과 발표가 이어진다. 사회는 남종영 기후변화와동물연구소장이 맡고, 발표자로 김지은 경희대 강사·김영환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교육그룹장이 참여한다. 30일에는 개막작의 감독들과 손수현 배우가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가, 1일에는 국내 최초로 ‘동물 출연 미디어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한 ‘동물 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동모본) 운영 상황을 공유하는 토크가 이어진다.

황미요조 서울동물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동물은 인간과 공동으로 세계를 구성하는 존재이자 공동체의 참여자”라며 “동물을 생각하고 동물을 영화에 등장시키는 것이 영화를 어떻게 달라지게 하는지 경험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인 ‘비로소 세계’(The World That Therefore We Become) 또한 이러한 철학을 담고 있는데, 이는 데카르트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비판한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쓴 문장 ‘나는 동물이다, 고로 존재한다’(The Animal That Therefore I Am)를 변용한 것이라 한다.
영화제는 오프라인 극장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한국영상자료원에서 진행되고, 온라인 ‘퍼플레이’도 상영된다. 자세한 행사, 상영 정보는 서울동물영화제 누리집(saff.kr)과 인스타그램 계정(@saff.kr)에서 볼 수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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