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임금피크제로 급여 줄이고 같은 일 시킨 것은 ‘차별’”

근로자가 특정 연령에 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급여를 일정 비율로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기존과 같은 업무를 하게 한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정년 58→60세, 업무는 같은데 임금 5년간 최대 40% 줄여
30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B씨는 C 회사에 재직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았다. B 회사의 정년은 60세였으나 2011년 58세로 낮췄고, 2014년 60세로 다시 올리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C 회사는 현재 56세 이상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5년간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1년 차에는 기존 임금의 90%를 받고, 2년 차에는 81%, 3년 차에는 73%, 4년 차에는 66%, 5년 차에는 60%가 적용된다.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근로자는 기존과 같은 업무를 한다. C 회사는 “업무 강도나 역할이 연령과 무관하게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C 회사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적절한 조치 없이 연장된 정년 기간(2년)보다 소급하여 (총 5년간) 임금을 감액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를 이유로 고용과 관련해 진정인을 불리하게 대우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C 회사에 진정인에게 감액한 임금을 지급하고, 임금피크제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정년 그대로인데 업무 경감·보직 조정 없이 임금만 최대 10% 줄여
다른 진정인 D·F씨는 E 재단에 근무하다가 2024년 12월 31일 정년 퇴직했다. 임금피크제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년간 적용됐다.
E 재단은 임금피크제 적용 1년 차에 기존 임금의 10%를 감액하고, 2년 차에 15%, 3년 차에 25% 줄이는 제도를 운영했다. 다만 D·F씨에 대해서는 관리자가 보직에서 배제되면 업무를 맡을 인력이 없어 1년 차 3%, 2년 차 7%, 3년 차 10%만 감액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E 재단의 정년은 진정인들이 입사하기 전부터 60세였다. ‘정년 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재단이 임금을 줄여서 지급하려면 그만큼 일을 줄여주거나 보직을 조정해야 한다.
인권위는 E 재단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를 이유로 고용과 관련해 진정인들을 불합리하게 대우했다”면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E 재단에 진정인들에게 감액한 임금을 지급하고, 업무 경감·근로시간 단축 등 합리적인 임금피크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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