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준 계엄령’ 태세···“미군 침공 땐 비상사태 법령 즉시 발효”

미국의 침공을 우려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준 계엄령 수준의 국가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2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일간지 엘우니베르살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이날 카라카스에서 열린 외교관 간담회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외부 침입에 따른 비상사태 선포 법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미국 군대가 감히 베네수엘라를 침공한다면 우리는 이를 외부의 침략 행위로 간주해 비상사태 법령을 즉시 발효할 것”이라며 “국방 및 안보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특별한 방어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베네수엘라 헌법 제236조에 따라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 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외부의 위협이 있거나 전쟁이 일어나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할 수 있다.
비상사태가 발효됨에 따라 외부 세력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는 즉시 군의 민간 통제 권한이 강화된다. 마두로 대통령이 통솔하는 군은 공공서비스와 석유 산업을 통제하고 민병대 병력 배치를 지휘할 수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국에 군 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 비상사태는 90일간 적용되며 필요에 따라 90일 더 연장될 수 있다.
다만 AFP통신은 베네수엘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마두로 대통령이 아직 해당 법령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군은 지난달부터 카리브해에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을 배치하고 푸에르토리코에 F-35 전투기 10대를 보냈다. 미군은 또 최근 몇 주간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공격해 최소 17명을 사살했다. 미 군사 당국자들이 베네수엘라 영토 내 마약 거점을 직접 타격할 계획이 있다는 미 NBC방송 보도도 나왔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카리브해 군사력 동원을 논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하자고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민병대를 모집하고 군·민병대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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