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회칼 협박·사기’ 조경식, ‘마약’ 정다은...검증 없는 巨與의 증인들
故 이선균 사건 수사 국면서 국회 증인 나선 마약사범
쌍방울 관련주 사기전과 등 조경식 증언-대북송금 판결 뒤집기 시도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설립된 검찰청이 78년 만인 2026년 폐지된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집권세력의 검찰 해체가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 여당은 개혁의 배경에 대해 검찰의 '정치적 조작 기소' 등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민주당이 부른 일부 증인의 경우 사기죄 전과 이력 등이 드러나면서 이들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과거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취지로 판결한 사법부는 최근 민주당의 주요 표적이 된 분위기다.
'대북송금 조작' 증언에 움직이는 입법부
집권세력의 검찰 해체, 사법부 판결 뒤집기 시도는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2018년 쌍방울 측을 통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지원했다는 사건이다. 이 전 부지사는 과거 쌍방울 측으로부터 법인카드와 뇌물 등을 받고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사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은 지난 2024년 6월 이 전 부지사의 1심 선고 직후 제3자뇌물죄 등 혐의로 기소됐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뇌물공여자)이 북한(제3자) 측에 건넨 800만 달러가 이 대통령(뇌물수수자)에 대한 뇌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포함해 이 대통령이 받고 있던 형사 재판 5건은 대통령 임기 시작 후 모두 중지됐다. 이후 여권 일각에서는 대북송금 사건이 애초에 조작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의 기소 자체가 조작됐으니 재판 결과도 바뀌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자 입법부와 행정부가 움직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입법 청문회에 KH그룹 부회장을 맡았다는 조경식씨를 증인으로 세웠다. 조씨는 이날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 "검찰이 김 전 회장을 압박해 진술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검찰 로비 등의 명목으로 48억원을 건넸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KH그룹이 소유한 알펜시아 골프장 운영권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때문에 다른 기업에 헐값에 넘겼다고도 했다. 민주당 정치검찰 조작기소 대응 특별위원회는 이로부터 3일 뒤인 8일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와 관련해 법무부와 검찰에 즉각 수사를 요구했다. 한준호 특위 위원장은 당시 국회 기자회견에서 "KH그룹 부회장 조경식의 증언에 의해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 실상이 밝혀졌다"고 했다. 이어 16일에는 KH그룹이 수사 무마를 위해 이 의원에게 로비했다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 의원을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비슷한 시기 대북송금 수사 과정상 문제도 제기됐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이다. 법무부가 정성호 장관 취임(8월13일) 직후 실태조사를 실시했고,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 관련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검사실에 연어와 술 등이 반입된 정황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수원지법 재판 과정과 국회에서 증언한 내용대로다. 법무부는 이런 취지의 언론 보도를 인정했고, 대검찰청은 즉각 서울고검에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검사와 김 전 회장 등은 이를 부인해 왔다.

KH 부회장의 사기 전과
그러나 민주당의 공세에 동력이 된 증인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 전 부지사와 같은 수용동에 있었던 조씨가 수차례 사기 범죄 등을 저질렀다는 게 배경이다. 시사저널이 확보한 판결문과 공소장 등을 종합하면, 조씨는 1983년부터 2005년까지 사기 범죄로 실형 3회와 벌금형 5회 형사 처벌을 받았다. 쌍방울 회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나노스(쌍방울 관련주) 주식 관련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조씨가 피해자들에게 주장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조씨는 절도와 장물취득, 변호사법 위반, 사문서위조 등 다양한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동거녀를 회칼로 위협하고 폭행한 혐의로 인해 구속 기소됐다. 이와 관련한 재판은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조씨는 지난해 출소 이후 KH그룹 측 명함을 받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H그룹 측은 조씨의 증언이 나온 직후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초 알펜시아 골프장 운영권 관련한 소송을 진행하며 어려움을 겪었고 당시 조씨는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며 접근했다"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 'KH그룹 부회장' 직함이 기재된 명함을 제작해 사용하며 알펜시아 리조트 인테리어 업자들을 상대로 사기 행위를 벌였고 당사는 즉시 명함 사용을 중단할 것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씨와 당사의 짧고 제한적인 관계의 전부로, 조씨가 정식 입사하거나 출근한 사실, 급여 및 업무비를 지급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했다. KH그룹의 배상윤 회장과 김 전 회장은 경제 공동체로 불릴 만큼 사업 확장 방식과 지배구조 등 여러 면에서 유사하게 회사를 경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밀회설' 증인의 마약 전과
민주당 측이 검찰과 관련해 부른 증인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장시호·김영철 검사 사건'을 알린 방송인 겸 작곡가로 알려진 정다은씨가 대표적이다. 정씨는 지난 2024년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나와 '최서원씨(옛 최순실) 조카인 장시호씨와 김영철 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수사 과정에서 만났고 이후 부적절한 관계가 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 전 차장이 장씨에게 형량을 사전에 알려주거나 질문을 미리 유출했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그를 비롯해 이 대통령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시민단체도 김 전 차장을 고발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김 전 차장의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2024년 11월 무혐의 처분했다. 정씨가 검사 줄탄핵과 공수처 수사 등의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이런 전력의 정씨는 자신의 마약 사건 재판에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한 것으로 확인된다. 정씨의 마약 투약 혐의는 2023~24년 영화배우 고(故) 이선균씨 사건을 통해 드러났다. 유흥업소 실장 김아무개씨 등이 이씨를 협박해 3억원을 뜯어냈다는 공갈 협박 사건 관련 수사 과정에서 김씨 등의 마약 투약 의혹도 제기됐다. 이때 경찰은 정씨가 김씨 등에게 마약을 제공하고 함께 투약한 정황을 포착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2023년 3월~7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 이른바 필로폰을 수차례 수수하고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정씨를 기소했다. 같은 기간 대마를 수수하고 케타민을 판매한 혐의도 정씨에게 적용했다.
그러나 정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필로폰을 가져와 김씨 등과 함께 투약한 건 맞지만 대마를 김씨 등에게 교부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김씨 등이 법정에서 "필로폰뿐 아니라 대마도 정씨가 가지고 왔고 이를 함께 흡입했다"고 한 증언과 정면 배치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여러 정황을 토대로 정씨의 주장보다 김씨 등의 법정 진술을 더 신뢰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결국 오흥록 수원지법 형사1단독 판사는 지난 8월20일 정씨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정씨는 앞서 2023년 7월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4개월을, 2024년 1월에는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는 등 수차례 마약 전과 기록이 있는 마약사범이다. 정씨는 2023년 말 이씨 사건이 불거진 후 수사 단계에서 국회 증인으로 나선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4인 회동설'을 토대로 사법부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30일 국회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조 대법원장 의혹 관련 청문회가 강행된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의도 권력’ 위에 ‘유튜브 권력’…한국 정치 뒤흔드는 ‘정치 상왕’ 김어준-고성국 - 시
- 주진우 “신설 중기부 2차관에 김어준 처남 유력?…처음으로 논평 포기” - 시사저널
- 지켜주긴 커녕…초등생들에 ‘성범죄’ 마수 뻗은 교장의 최후 - 시사저널
- 유튜브에서 띄우고 국회가 증폭시킨 ‘의문의 제보’…늪에 빠진 민주당 - 시사저널
- “너네 어머니 만나는 남자 누구냐”…살인범은 스무살 아들을 이용했다 [주목, 이 판결] - 시사
- [강준만 시론] 이 대통령의 황당한 ‘권력서열론’ - 시사저널
- ‘극한 대립·극언 공방’ 정청래 vs 장동혁…갈 곳 잃은 민심, 무당층 1년새 최고치[배종찬의 민
- 달라진 재벌가…이재용 장남 해군 입대가 던진 메시지는? - 시사저널
- [단독] “탈세 기사 쓰겠다” 쯔양 협박 변호사, 항소심 불복…상고장 제출 - 시사저널
- [단독] ‘개인정보 불법거래’ 6년 간 90만 건…다크웹 떠도는 한국인 정보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