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일정도 바꿔버린 이 병…온세상이 핑핑 돈다는데
4050 발생 잦고 폐경기이후 여성 위험↑
재발 가능성 높아…칼슘·비타민D 도움

직장인 박 모씨는 최근 갑작스럽게 찾아온 어지럼증 때문에 큰 불안을 겪었다. 마치 놀이공원의 회전 기구를 탄듯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수십초간 이어졌다가 저절로 멈추기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뇌 질환을 의심했지만 병원 진단 결과는 ‘이석증’이었다.
이석증은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30일엔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가 갑작스럽게 이석증 진단을 받으며 이날 부산에서 예정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 동행하지 못하기도 했다. 대통령 주치의 박상민 교수는 “오른쪽 귓속 돌 이석의 이상으로 생기는 이석증으로 확인돼 돌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치료와 약물 처방을 시행했다”며 “증상은 많이 호전됐지만 낙상 위험 때문에 며칠간 안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석증은 어지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의학적 명칭은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이다. 양성이란 심각한 귓병이나 뇌 질환이 없다는 뜻이고 발작성은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체위성은 머리나 몸의 자세 변화에 따라 증상이 유발된다는 점을 지칭한다.
서재현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10여가지 원인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이석증”이라며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치료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증상은 수초에서 1분 정도 이어지는 회전성 어지럼으로,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고개를 돌릴 때 잘 발생한다. 심한 경우 구토를 동반하기도 하며 증상이 멈춘 뒤에도 한동안 머리가 무겁거나 메스꺼운 느낌이 남는다.
귀 속 깊은 곳의 평형기관은 사람이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그중 반고리관은 관 모양 구조물로, 내부에 액체가 차있어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반고리관 주변에는 균형 유지에 관여하는 작은 결정체인 ‘이석’이 자리한다.
문제는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갈 때 생긴다. 떨어져나온 이석이 액체 속을 떠다니면서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면 실제 움직임과 상관없이 주변이 회전하는 듯한 어지럼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외상, 골밀도 감소, 바이러스 감염, 약물 부작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석증은 주로 40~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석증 환자수는 연평균 40만~50만명이고, 이석증으로 인한 국내 진료비 지출은 매년 1800억원 수준이다.
![김혜경 여사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가 지난 8월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친교 일정으로 한일 양국의 전통 매듭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30/mk/20250930114054946nnkj.png)
이석증은 환자 증상과 진찰 소견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검사법은 ‘딕스-홀파이크 검사’다. 특정한 머리 자세를 취하게 해 어지럼과 눈떨림이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청력검사나 평형기능검사, MRI(자기공명영상)가 추가되기도 한다.
이석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떨어져나온 이석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것이다. 고개의 위치를 단계적으로 바꿔주면 반고리관 안에 떠다니던 이석이 원래 자리인 이석기관으로 이동하게 된다.
치료 성공률은 약 90%에 이르며 시술을 받은 뒤에는 1~2시간 정도 고개를 곧게 유지한 채 앉아 안정을 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서 교수는 “이석이 제자리로 돌아가려면 미로 같은 길을 지나야 하는데, 이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물리치료”라며 “자연적으로도 회복되지만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물리치료를 하더라도 떨어진 이석의 부스러기 때문에 어지럼이 일정 기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리치료로도 효과가 없거나 시술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지럼과 구토 등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진정제나 진토제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약물 투여는 환자의 불편을 줄이는 보조적 방법일 뿐 원인 자체를 해결하는 치료는 아니다.
이석증 자체는 잘 낫지만 재발 가능성이 높다. 같은 어지럼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증상이 평소보다 오래 지속되거나 신경마비와 같은 이상 징후가 동반되면 단순 이석증이 아닐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뇌졸중,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 보다 심각한 질환을 의심해야 하므로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서 교수는 “이석은 하나가 아니라 수백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또 다시 떨어져 재발할 수 있다”며 “특히 골밀도 감소 등으로 귀 안에서 이석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못한 경우에도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고 햇빛을 쬐는 야외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욕할 땐 언제고?…아이폰17 대박 터뜨린 애플, 직원들에게 휴가 보상 - 매일경제
- “합의금만 343억원”…트럼프 계정 정지한 유튜브 결국 ‘백기’ - 매일경제
- 술집 CCTV 데이트 영상에 ‘발칵’…강민·쥴리, 사생활 유출 피해[종합] - 매일경제
- “널렸던 빈집 다 어디갔지?”…미분양 감소율 전국 최고 ‘인천의 반전’ - 매일경제
- 오늘의 운세 2025년 9월 30일 火(음력 8월 9일) - 매일경제
- 영부인 정상회담 일정도 망친 이 병…온세상이 핑핑 돈다는데 - 매일경제
- “미스터 킴, 연봉 5배 준다니까?”...국민 노후 짊어진 엘리트가 흔들린다 - 매일경제
- “워라밸 운운했다간 백수된다”…주 70시간은 기본, 실리콘밸리에 무슨 일이 - 매일경제
- [단독]대웅제약 불법 리베이트 의혹…경찰, 자회사 등 추가 압수수색 - 매일경제
- ‘바람의 손자’ 이정후, 팀 타율 1위로 2025시즌 마무리···‘3루타는 리그 3위 기록’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