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결국 셧다운?…트럼프·여야 지도부, 합의 도출 실패

이틀 앞두고 회동했지만 "이견만 확인"
핵심 쟁점은 올해 만료 ACA 보조금 연장
공화, ACA 미포함 CR 30일 재표결 추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29일(현지시간) 회동이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이틀 후 미국 연방 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화당 지도부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방지를 위한 회동을 마친 후 발언하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오른쪽),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사진=AFP)

이날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연방정부의 2025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30일을 하루 남겨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존 튠 공화당 원내대표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은 백악관에서 만나 셧다운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접점을 모색했으나 이견만 확인하고 마무리됐다. 한 관계자는 “허심탄회한 논의였으나 현 시점에서 양측 간 거리가 너무 멀다”며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우리 사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원에서 부결된 오는 11월 21일까지 연방정부 운영에 대한 단기 지출법안(임시예산안·CR)을 두고 “민주당 의견은 단 한 줄도 반영되지 않은 법안”이라며 “우리는 예전부터 이런 식으로 해온 적이 결코 없다”고 비판했다.

회동에 참석한 J.D. 밴스 부통령은 “민주당이 옳은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셧다운으로 향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정책적 이견을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는 것은 안 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해 말 만료 예정인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을 둘러싼 민주당의 핵심 요구에 대해 “같이 논의하자”고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그는 “어떤 협상도 정부가 셧다운되지 않은 상태에서만 가능하다”고 조건을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이뤄졌다. 의회 예산을 두고 양측이 대화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회의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 “그들은 몇 가지를 양보해야 할 것”이라며 “그들의 아이디어는 결코 좋지 않다. 미국에 매우 해롭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의회에서 예산안을 두고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하원은 7주짜리 CR을 통과시켰지만 상원 민주당은 이달 19일 공화당에 협상을 촉구하며 이를 거부했다. 이들은 ACA 보조금 연장을 포함한 초당적 패키지를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를 샷다운과 별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튠 원내대표는 회동에 앞서 30일 7주짜리 CR 재표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엔 ACA 보조금 지급 연장은 포함되지 않는다. 의회가 30일까지 CR을 처리하지 못하면 연방 정부는 10월 1일부터 셧다운에 들어가게 된다.

김윤지 (jay3@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