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종섭 귀국용’ 방산회의 관련 조태열 “윤석열이 지시”···특검에 진술

강연주 기자 2025. 9. 3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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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7일 해병대 채모 상병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서초한샘빌딩에 출석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3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개최 배경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이명현 특별검사팀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의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했다가 논란이 일자 그의 귀국을 위해 급조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개입해 국가안보실 주도로 이 회의가 급조됐다고 의심한다.

2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장관을 조사하면서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조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별도의 공관장 회의를 개최하라’고 했고, 관련 회의 개최를 위해 ‘국방부 장관과 협의하라’는 취지로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3월 열린 방산공관장 회의는 외교·국방·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주관했다. 특검은 ‘이례적으로 국가안보실이 기획해 회의를 추진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회의 개최에 윤 전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조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다른 대사들보다도) 이 전 장관을 먼저 부르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차원에선 표면적으로 방산 관련 회의라는 점을 들어 전직 국방부 장관인 이 전 장관을 먼저 부른 것이란 명분을 댈 수 있지만, 당시 도피성 대사 임명 비판이 높던 터라 이 전 장관을 더 빨리 귀국 시켜 여론을 잠재우려 한 게 아니냐고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2024년 1월10일부터 외교부 장관으로 일했다. 외교부는 2024년 1월16일 이 전 장관에 대한 공관장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적격’으로 의결했다. 이후 외교부는 같은 해 3월4일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을 공식 발표했다. 법무부는 같은 해 3월8일 이 전 장관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당시에도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돼 있었다.

이 전 장관은 그로부터 이틀 뒤인 3월10일 출국해 주호주대사로 부임했다. 그러나 도피성 출국 의혹으로 국내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됐고, 이 전 장관은 11일 만에 방산공관장 회의 참석을 사유로 귀국했다. 이에 해당 회의를 두고 이 전 장관을 귀국시키기 위해 급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퍼졌다.

특검은 이날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도 도피성 대사 임명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 전 실장은 이 전 장관에 대한 주호주대사 인사검증이 추진된 시기에 국가안보실 수장이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한 배경과, 대통령 지시를 받은 조 전 실장이 외교부에 하달한 지시 사항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주호주대사 임명 과정에 어떠한 문제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 전 장관 측은 그간 언론에 공개한 입장문에서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에 임명된 건 “호주 방산 수출에 기여할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른 국익을 위한 조치”였다며 “범인이나 해외 도피 프레임을 씌우는 건 인격 모독”이라고 밝혔다. 또 주호주대사로 임명될 무렵은 이 전 장관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가 가시화되지 않았던 시기라며 “주호주대사 임명 건을 수사 회피, 혹은 도피성으로 묶는 것은 무리한 시각”이라고 반박해왔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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