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 하오칸”… 명동·성수 거리 메운 유커, 화장품·옷 쓸어담았다

“이얼싼(一二三·하나둘셋)! 샤오이샤오(笑一笑·웃으세요)!”
29일 오후 2시 10분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앞 주차장에 대형 관광버스 2대가 나란히 들어섰다. 중국인 80여 명이 우르르 내려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날 새벽 인천항에 도착한 유커(游客·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은 이틀 전 중국 톈진항에서 7만7000톤급 크루즈 ‘드림호’에 탑승했다. 한국에 도착한 직후 경복궁을 둘러본 뒤 오후엔 쇼핑을 위해 명동 일대를 찾았다.

“저거둬사오첸(这个多少钱·이거 얼마예요)?” “전 하오칸(眞好看·정말 예쁘다).” 롯데백화점 면세점은 명품 쇼핑을 하러 온 중국인들로 넘쳤다. 남편과 한국을 찾은 잉지에(38·중국 항저우)씨는 “제주도는 가봤지만 서울은 처음”이라며 “한국 화장품·마스크팩이 싸고 질도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장쑤(江蘇)성에서 왔다는 주뤼엔(51)씨는 향수와 모자 등이 가득히 담긴 쇼핑백 두 개를 들고 있었다. 그는 “시간이 없다. 벨트도 사려면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내년 6월 30일까지 비자 없이 15일간 한국을 관광할 수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1월 36만4460명에서 7월 60만2147명으로 배 가까이로 늘었다.
무비자 입국 시행으로 이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7일)과 내달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 참석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관광·유통 업계는 ‘유커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명동 상인회는 “단체 관광객 유입이 상권 회복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명동 일대는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명품을 쇼핑하는 40·50대 부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반면 홍대와 함께 유커들의 인기 방문지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K팝·K뷰티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관광객들이 몰렸다.
‘K뷰티 허브’로 통하는 성수동 올리브영 매장에선 20대 여성 관광객들이 “옌써하오칸(颜色好看·색깔 예쁘다)” “전하오융(真好用·정말 잘 발린다)”이라고 했다. 한 향수 매장 앞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3~4명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매장 관계자는 “재고를 늘리고 출근 인원도 하루 20명에서 24~25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는 K팝 뮤직비디오 속 아이돌 의상과 최신 유행 패션을 체험하고 싶어 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몰렸다. 대학 신입생 류즈유(19)씨와 친구 리쓰옌(19)씨는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서 본 홍대 의류 매장을 찾았다. 류씨는 “주말엔 홍대 옷 가게들이 너무 붐벼 밖에서 줄을 서야 한다는 글을 보고 일부러 월요일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고 했다.
주요 면세점과 백화점은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 등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간편 결제 수단과 실시간 통역 서비스, 인공지능(AI) 통역 데스크를 설치해 놨다. 편의점 GS25와 CU도 다음 달 말까지 위챗·알리페이 결제 수단 이용자에게 할인 또는 환율 우대 혜택을 준다. 배달의민족도 최근 이 두 가지 결제 수단을 앱에 추가했다.
다만 이날 중국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곳곳에서 교통 혼잡이 벌어졌다. 홍대 거리는 외국인 관광객의 52%가 찾는 인기 관광지이지만 주차장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엄이태 홍대상인회장은 “중국 관광객들이 급증하면 버스 불법 정차도 잦아질 것”이라며 “상인과 주민들의 민원이 급증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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