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세 비서관’ 국회 출석 막으려 보직까지 바꿨나

조선일보 2025. 9. 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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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지난 8월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이 29일 “김남준 제1부속실장을 대변인으로 발령해 강유정 대변인과 함께 역할을 수행한다”고 했다. 그런데 대통령 일정을 보좌하는 제1부속실장 후임은 공개하지 않았다. 후임은 이재명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김현지 총무비서관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비서관급 인선을 발표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김 비서관 이름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김현지 실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 출석 문제로 논란이 됐다. 오랫동안 총무비서관이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빠진 전례가 없는데도 민주당은 증인 명단에서 ‘김 비서관’을 제외했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인사·예산을 담당하는 자리여서 국감 대상이 됐다. 박근혜 정부 총무비서관은 국감장에서 ‘정윤회 문건’ 의혹, 윤석열 정부 총무비서관은 김건희 여사 국정 개입 의혹 등에 대한 민주당 추궁을 받았다. 민주당은 김 비서관 대신 “비서실장 등이 출석하면 된다”고 했다. 비서실장이 아랫사람인 비서관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나.

부속실장은 총무비서관과 달리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부속실장도 작년 국회 출석을 거부했다. 이 대통령은 고위 공직자 워크숍에서 행정 혁신 사례로 김 비서관 실명을 거론했다. 총무비서관 직무를 잘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국감을 앞두고 돌연 부속실장으로 발령 낸 것은 국회에 내보내지 않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김 실장은 ‘실세’라는데도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이 대통령을 시민운동 시절부터 줄곧 보좌해왔다는 것이 전부다. 1급 공무원이지만 나이, 학력, 경력 같은 기본 사항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도 ‘모든 일은 김현지를 통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사람일수록 국회에 나와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훗날 정권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도 국회 청문회 불출석을 통보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판사는 무오류의 신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세 비서관은 대통령실 국정감사에도 부를 수 없다고 한다. 국감이 끝나면 김 부속실장을 다시 총무비서관으로 복귀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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