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나와도 안 멈출 것”...트럼프 관세폭탄, 법도 무시할 거라는데
결과상관없이 고관세 유지
전문직 취업 비자 완화돼도
철저 현장조사후 진출해야
글로벌 로펌 ‘DLA 파이퍼’서
지정학 리스크 전문가 활동

이그나치오 산체스 DLA 파이퍼 파트너 변호사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통상 정책이 향후 어떤 기조를 보일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APA)을 근거로 중국과 캐나다 등의 국가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며 “국제무역법원과 항소법원은 이 과정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연방대법원이 같은 결정을 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근거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체스 변호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로펌 중 하나인 DLA 파이퍼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2005년 출범한 DLA 파이퍼는 현재 40여개국에서 100개가 넘는 사무소를 운영하며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가 언급한 IEEPA는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7년 제정된 법안으로, 국가 비상사태 때 대통령이 수입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1·2심은 관세를 부과할 권한은 별개라고 판단했다.

실제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의약품 등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부과한 품목별 관세는 이번 소송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산체스 변호사는 “무역확장법 301조는 타국의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미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고율의 관세 부과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들이 이 같은 상황에서 취해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 산체스 변호사는 지정학적 변화의 흐름을 읽고 공급망 정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제언했다. 성향이 다른 조 바이든 행정부조차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추진 과정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핵심광물과 부품을 중국을 포함한 외국 우려 기업에서 조달하지 않을 것’을 제시했던 점을 유의해 참고하라는 설명이다.
산체스 변호사는 지난 7월 타결된 한미 무역 협상의 후속 협상을 면밀히 살펴볼 것도 당부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기업의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는 만큼 무엇이 자사에 가장 유리할 지를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대미(對美) 투자가 중국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미국 이민당국이 최근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을 구금한 사태를 두고서는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적 실책을 직접 인정할 가능성은 낮지만 비자제도 개선을 비롯해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 위축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이번 사태 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직 취업비자를 신설하는 법안이 미국 의회에 추가 발의되기도 했다.
산체스 변호사는 별도의 ‘비관세 장벽’이 작용할 가능성도 낮게 봤다. 그는 “한미 무역 협상에서 조선업을 비롯한 특정 산업군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미국 정부는 모든 산업군에서의 미국 내 투자 활성화를 바라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이 같은 기조에서 이익을 보려면 현장 실사를 비롯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지정학적 구도를 감안했을 때 앞으로 미국 투자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그 여느 때보다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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