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행안부, 전원 끄고 작업했다더니…소방 보고엔 “켜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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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5층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옮기던 중 발생한 화재 원인은 작업자 과실일 가능성인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배터리 전원이 화재 신고 후 약 3시간 동안 켜져 있었던 정황이 확인됐고, 작업자들이 공구 안전 수칙을 어겼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충격이나 마찰이 발생하면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커 작업 전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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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이후에도 전원 3시간 켜져 있어
불티 튀는 전동드릴 사용 가능성도

● 진화 당시 배터리 전원 켜져 있어
26일 화재는 국정자원 전산실에 설치됐던 비상전원장치(UPS)를 지하로 이전하기 위해 리튬 배터리를 분리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배터리 1개에서 불꽃이 튀며 화재가 발생하자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배터리를 빼내다 불이 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정자원 측은 “비상전원장치(UPS)에서 전원을 끄고 작업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9일 소방청 화재 상황 보고서를에 따르면 화재 신고가 접수된 이후 3시간 가까이 배터리에 전원이 공급되는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충격이나 마찰이 발생하면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커 작업 전 전원 차단이 필수다. 업계 안팎에선 배터리 재배치 공사 특성상 일상 업무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작업해야 하다보니 시간에 쫓겨 일을 하다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업자들의 숙련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작업은 배터리 제조사가 아닌, 국정자원이 입찰을 통해 선정한 직원 6명의 영세 업체가 맡았다. 배터리 보증 기한인 10년이 지나면서 국정자원 측이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해당 업체는 대전 대덕구에 본사를 둔 소규모 회사였다. 2020년 4월 17일에 설립된 이 업체는 30억4324만 원으로 입찰해 사업을 따냈다. 29일 업체를 찾아가 보니 좁은 사무실에는 직원 1명만 남아 있었다. 직원은 “불이 난 건 들었지만 자세한 건 모른다. 대표와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기자가 업체 대표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국정자원 관계자는 업체와 작업자의 전문성에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무자격 업체는 아니다”며 “작업자들도 모두 관련 자격을 갖춘 전문기술자였다”고 해명했다.
● 경찰, 불꽃 찍힌 CCTV 등 조사

불은 추가 인력이 투입된 대대적인 진화 작업 끝에 신고 21시간 40분 만인 27일 오후 6시경에야 완전히 꺼졌다. 이 과정에서 5층 7-1전산실 대부분이 소실돼 정부 핵심 서비스 96개가 전면 중단됐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 구조에 하청과 배터리 전문업체가 함께 얽혀 있어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며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송진호 기자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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