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무비자 입국 첫 날… 면세점·카페리 업계 ‘설레는 긴줄’
인천항에 크루즈로 2189명 입항
자유여행 관심 젊은층 증가 기대
파라다이스시티, 맞춤 통역서비스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29일부터 시행되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면세점, 카페리, 여행 등 관련 업계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는 승객 2천189명과 승무원 563명을 태운 중국 선사 톈진동방국제크루즈의 ‘드림’호(7만7천t급)가 입항했다. 크루즈에서 줄지어 내린 승객들은 한국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친구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는 먀오먀오(26)씨는 “크루즈를 타고 한국에 갈 기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승선권을 예매해 친구와 함께 왔다”며 “미디어에서 접한 한국 풍경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톈진동방국제크루즈는 한국 정부가 지난달 중국 무비자 입국 정책을 발표한 직후 단체 관광 상품을 준비했다. 이번 크루즈 관광 상품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고, 다음 달에도 한 차례 더 기항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뿐 아니라 여행 업계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 비자 면제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비자 없이 15일간 국내 관광을 할 수 있어 자유여행에 관심이 높은 젊은 관광객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여행업계의 전망이다. 국내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가족 단위나 친구들을 모아 여행하는 경우에도 여행사에 수수료만 지급하면 비자를 면제받을 수 있어 관련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비자 면제 정책에 맞춰 우리나라와 중국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한중카페리 이용객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카페리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단체 관광객은 많지 않지만, 일반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소규모 여행객들도 단체로 인정받을 수 있는 만큼, 승객 수가 조금이나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인천 영종국제도시에 있는 카지노 복합리조트도 이번 무비자 시행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중국인 고객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등 식음료(F&B)를 강화했고, 중국인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통역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중국에서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메신저 앱 ‘위챗’을 기반으로 리조트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위챗 미니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침체에 빠진 면세업계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신라면세점은 이날 인천항에 기항한 크루즈 관광객에게 꽃다발과 사은품을 증정하는 환영 행사를 열고, 화장품 브랜드를 최대 60% 할인해줬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관광객 선호 브랜드의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중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프로모션을 강화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하면 중국인 관광객의 1인당 구매액이 많지 않다”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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