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자들의 비포장도로가 끝났다… 야구가 참 어렵다는 것, 그래도 빨리 깨달았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삼성은 지난해 야수진의 뚜렷한 세대교체 가능성을 엿보면서 성적까지 잡는 나름대로 유의미한 시즌을 보냈다. 특히 최근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라운드에 뽑은 두 젊은 야수들의 상승세와 기량은 고무적이었다. 바라만 봐도 배가 불렀다.
2022년 삼성의 1차 지명자인 유격수 이재현(22),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3루수 김영웅(22)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며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20대 초반의 젊은 재능들이 홈런포를 펑펑 터뜨리고, 또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삼성의 내야 미래가 밝아졌다는 호평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이재현은 유격수 수비 부담과 어깨 쪽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9경기에서 타율 0.260, 14홈런, 66타점을 기록하며 공·수 겸장 유격수로의 가능성을 뽐냈다. 이재현에 이어 주전으로 도약한 김영웅 또한 지난해 126경기에서 28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거포 3루수로서의 잠재력을 드러냈다. 두 선수 모두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큰 기대감이 모였다.
그러나 역시 야구가 쉬운 게 아니었다. 한 번 쳤다고 해서 다음 타석에서 반드시 친다는 보장이 없는 것처럼, 한 시즌 잘했다고 해서 그 성적이 다음 시즌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상당히 평범한 진리처럼 보이고 미리 예상할 법도 하지만, 상당수 어린 선수들이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다. 올 시즌 두 선수의 전반기도 쉽지 않았다.

이재현은 전반기 85경기에서 타율 0.241을 기록했고, 8월 25경기에서는 타율 0.153으로 처지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김영웅 또한 올해가 울퉁불퉁했다. 전반기 72경기에서 타율 0.237, 8홈런에 머물렀다. 아마 같은 나이대 선수들의 성적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미 이 선수들이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은 상황이다는 것이다.
다만 너무 늦지 않게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왔다. 8월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던 이재현은 9월 17경기에서 타율 0.377, 4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면서 힘을 내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는 중요한 순간 좋은 활약을 하며 팀 공격 선봉장으로서의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영웅은 후반기 들어 비교적 꾸준히 자기 성적을 거두고 있다. 후반기 51경기에서 타율 0.263에 1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에게 걸리는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한시름을 놨다. 박 감독은 “김영웅도 감이 많이 올라왔다. 이재현도 분위기를 타고 있고, 시즌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재현이도 그렇고, 영웅이도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두 선수의 타격 페이스가 올라와서 우리 (타선의) 밸런스가 좋은 것 같다”고 현재 분위기를 짚었다.

두 선수가 올 시즌의 부침에서 느낀 것이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고비와 어깨의 짐을 이겨내며 경험을 쌓았다는 것에 안도감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그런 경험을 통해서 이겨내는 법을 알아가는 것이다. 올 시즌 본인들이 많이 느꼈을 것 같다. 이겨내는 법을 경험하면서 이겨내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가 좋은 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몇 십 년해도 쉽지 않은 게 야구다. 아마 본인들이 작년에 좀 결과가 좀 좋고 하다 보니까 자신감 있는 건 좋은데 자만한 이런 부분에서 조금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다. 그것은 경험을 해야 아는 것이다. 확실히 젊은 선수들에게는 그런 경험이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감독으로서는 물론 야구 선배로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시즌 전반적인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회의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다. 시즌 중반까지 중·하위권에 처져 어려움이 있었던 삼성은 28일까지 73승67패2무(.521)의 성적으로 4위까지 올라왔다. 3위 SSG를 맹렬하게 쫓고 있고, 2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4위 확정이 가능하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 자체는 대단히 높아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이재현, 반대로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대활약했던 김영웅 모두 나름의 의지를 가진 채 가을야구로 들어간다. 부침이 있었던 두 선수로서는 오름세에서 마지막에 좋은 경험까지 쌓는다면 더 특별한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는 이제 끝났고, 그간 배운 운전의 법칙대로 전력질주를 할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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