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중, 국제·지역문제 완전한 견해 일치"…APEC 앞두고 중국과 메시지 조율

김형준 2025. 9. 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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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미 겨냥 메시지는 빼
북미대화 가능성에 미국 자극 차단 의도
최선희(왼쪽) 북한 외무상이 지난 28일 베이징 낚시터(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북중 간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국제 및 지역 문제와 관련한 깊이 있는 의견교환이 있었으며, 완전히 견해가 일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중국 측 발표엔 없는 내용을 북한만 내놓은 것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다음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다자외교 무대를 의식해 중국과 국제정세 공조를 과시하기 위함이란 해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의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보도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이날 최 외무상이 전날 베이징 낚시터(조어대·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북중 외교장관 만남이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전통적인 중조(중국과 북한) 친선을 훌륭하게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시종일관하며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는 왕이 부장 언급도 함께 전했다.

북한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양국 외교장관이 '견해 일치'를 봤다고 강조했다. 이는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중·미중 정상회담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의 시각도 국제정세의 혼란은 대부분 미국과 일부 서방 탓이란 것"이라며 "결국엔 북한도 반미, 반서방 연대에 동참하겠다는 메시지"라고 했다. 북한이 자신들이 빠진 다자외교 무대에서 불리한 여론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중국 뒷배를 확인하고, 메시지를 통일하기 위한 자리였을 거란 얘기다.

북한과 중국이 비핵화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했을 가능성에 대해 차 연구위원은 "북한은 (APEC에서 미중 정상이) 비핵화라는 말을 쓰지 않는 회담이 되길 바랄 것"이라며 "이런 조건을 중국에 얘기했을 순 있다"고 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미국 등의 위협 때문이란) 자신들의 핵보유 정당성 논리에 (중국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중국 입장에선 절대 북한 핵보유를 인정한다고 명시할 순 없어 북한에서만 입장을 발표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양국이 내놓은 회담 결과에선 북중 간 입장차도 일부 드러났다. 중국 외교부의 회담 결과 보도자료엔 ‘힘에 의한 강압’ 또는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에 공동으로 저항한다’ 등 미국 겨냥 메시지가 담겼지만, 북한 보도에선 빠진 것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북한으로선) 이번 회담이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북중 간 협의를 위한 자리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 “(북한이 대미 메시지를 뺀 건) 미국을 향한 자극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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