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성재, 계엄날 대통령실서 자필 메모···특검, CCTV 확보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계엄 선포 당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종이에 무언가를 적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장관은 특검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지난해 12월3~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당시 박 전 장관이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용지에 직접 메모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해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또 박 전 장관이 대통령실에서 특정 문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CCTV 장면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 24일 박 전 장관을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때 이 CCTV 장면을 언급하면서 메모 내용과 작성 경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특검팀은 조태용 전 국정원장도 당시 대통령 집무실을 드나들면서 문건을 받아 챙기는 CCTV 장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이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 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하고,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다른 국무위원처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을 지시받고 이를 하달했을 가능성 등을 열어 둔 채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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