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부국제, 경쟁영화제로 첫발…새로운 30년 향해 [30th BIFF 결산]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가 열흘간의 여정을 끝냈다. 30주년을 맞아 경쟁 부문을 처음으로 도입한 부국제는 지난 성과를 넘어 또 다른 변화를 향한 출발선에 섰다.
서른살이 된 부국제(BIFF)는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올해 부국제는 7개 극장 31개 스크린에서 64개국 총 328편(커뮤니티비프 87편 포함)을 상영했다. 관객 수는 17만5889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2만 명 늘었고, 커뮤니티비프·동네방네비프·부대 행사 참여 인원까지 합쳐 총 23만8697명이 영화제 현장을 찾았다.

첫 경쟁영화제로의 전환도 주목받았다. 새로 신설된 '부산 어워드'에는 아시아 영화 14편이 초청돼 경합을 벌였고,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차지했다. 장률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가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도 반드시 이 무대에 서겠다"고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감독상은 대만 출신 서기 감독의 '소녀', 심사위원특별상은 한창록 감독의 '충충충'이 수상했다. 배우상은 '지우러 가는 길'의 이지원과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의 키타무라 타쿠미·아야노 고·하야시 유타에게 돌아갔으며, 예술공헌상은 '광야시대'의 류창·투난 미술감독이 받았다.

약 3천여 명의 영화인이 부산을 찾은 국내외 게스트 규모도 눈에 띄었다. 마이클 만·마르코 벨로키오·기예르모 델 토로·션 베이커 감독을 비롯해 이창동·박찬욱·봉준호 감독이 무대에 섰다. 줄리엣 비노쉬·양조위·밀라 요보비치·서기·니시지마 히데토시 등 세계적 배우들도 관객들과 교감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과 레드카펫에 깜짝 등장한 블랙핑크 리사도 큰 화제를 모았다.
GV와 특별 프로그램으로 부국제는 연일 관객들로 붐볐다. 국내외 영화 및 문화계 명사들이 직접 영화를 선정해 관객과 대화하는 스페셜 토크 '까르뜨블랑슈', 영화 애호가들을 위해 저명한 해외 영화인들이 강연하는 '씨네클라스'가 신설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게스트와의 만남(323)을 비롯해 오픈 토크(13회)와 야외무대인사(19회), 마스터 클래스(5회) 등 기존 영화제 프로그램도 회차를 늘렸다.

공식 굿즈 판매도 호응을 얻었다. 영화제의 의미를 담은 배지와 와펜,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티셔츠와 가방, 후드집업 등 60여 종의 상품이 마련됐다. 폐스크린으로 제작한 가방과 지난해 현수막을 활용한 휴대용 폴딩체어 같은 업사이클링 제품도 눈길을 끌었고, 극장의 먼지에서 착안한 마스코트 '브레드' 키링은 특히 인기를 모았다. 일부 상품은 운영 종료 전 조기 매진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산업적 성과도 뚜렷했다. 올해 20회를 맞은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은 나흘간 3만여 명이 방문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54개국 1222개 사가 참여했고 등록자 수는 3024명으로 전년 대비 14.37% 증가했다. 참가자의 60%가 해외 영화인으로,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이 가운데 정치권의 시선도 모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공식 상영작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한 뒤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여했다. 무대에 오른 이 대통령은 "영화는 일종의 종합 예술이다.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이 많아 하나의 산업으로서도 크다"며 "최근 한국 영화 제작 생태계가 나빠지고 있다는데, 영화 산업이 근본부터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제30회 부국제는 경쟁영화제 체제로의 첫발을 내디디며 30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관객과 영화인이 함께한 10일의 경험은 '아시아 대표 영화제'라는 위상을 다시 확인시켰고, 축제의 본질이 결국 관객과 영화의 만남임을 일깨웠다. 무사히 30주년을 마무리한 부국제제는 이제 앞으로의 30년을 향한 도약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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