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진, 보톡스 시장 '게임체인저' 도전…재조합 톡신 사업화 본격 시동
"연구개발 기업서 수익 내는 기업 전환 결심…재조합 톡신 기술 보유한 엠브릭스 맞손 배경"
"수출용 허가·기존 톡신 업체 기술이전 등 투트랙 전략…기존 파이프라인 추가 동력될 것"

아이진이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을 앞세워 '수익 내는' 사업을 본격화 한다. 이 회사는 mRNA 백신과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유전자 치료제 등 장기간 신약개발 중심의 연구개발(R&D) 기업 색채가 짙었다. 하지만 최대주주 변경 이후 단기적 수익 사업에 주목하기로 하면서, 최근 엠브릭스의 톡신 기술 도입까지 관련 행보를 이어왔다. 차별화 된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톡신을 통해 단순히 수익 사업 모델 구축을 넘어 '게임체인저' 입지까지 노린다는 목표다.
아이진은 지난 2023년 12월 한국BMI로 최대 대주주가 변경되며 회사의 방향성에 대대적인 수술을 가했다. 4가 수막구균 백신(EG-MCV4)과 mRNA 코로나19 백신, AAV 황반변성 및 당뇨망막증 치료제(EG-AAV01) 등 성과가 더뎠던 신약 개발 무게감을 덜고, 보다 단기 수익이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최근 5년간 연 평균 200억원대 적자를 내 온 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결정이다. 그 중심에 자리한 것이 바로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보툴리눔 톡신이다.
최석근 아이진 대표는 "연구개발 중심의 바이오 기업도 이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회사 역시 연구개발에서 실물사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엠브릭스가 자체 개발한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EG-rBTX100'(MBT-002)이 그 선택지였다"고 말했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수십 년간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내성과 짧은 지속기간, 확산으로 인한 부작용 등의 한계도 뒤따랐다. 재조합 톡신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재조합 톡신은 보툴리눔 톡신 유전자를 클로닝(복제)해 다른 숙주세포에서 단백질만 생산하는 기술이다. 비독성 상태로 안전성이 높고, 균주 출처를 둔 지적재산권(IP) 이슈에서도 자유로워 평준화 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엠브릭스는 2021년 설립 당시부터 균주 출처에 집중된 시장 구도를 바꾸기 위한 유전자 재조합 톡신 개발에 주력해 온 기업으로 톡신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고, 이를 안전한 숙주 세포에서 발현시킴으로써 순수 뉴로톡신(근육 마비를 유도하는 실제 작용 활성 단백질)을 생산하는 공정을 확보했다.
정상원 엠브릭스 대표는 "기존 보톡스 제품은 복합단백질이 포함돼 있어 반복 시술 시 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라며 "회사 기술은 순도 100%에 가까운 순수 뉴로톡신 단백질만을 포함해 내성 우려가 거의 없고, 효과 발현이 빠른데다 지속시간도 기존 제품 대비 1.5~2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전자 재조합 기술의 높은 진입 장벽 탓에 현재 전 세계에서 재조합 톡신 임상에 진입한 기업은 프랑스 입센과 중국 클라루비스 정도다. 아이진은 이미 임상에 진입한 두 기업에 이어 세번째로 임상 진입을 노리고 있다. 여전히 선두그룹에 속할 수 있게 되는 만큼, 후발주자가 아닌 선도 기술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노리겠다는 목표다. 아이진은 MBT-002의 연내 국내 1상을 시작으로 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 허가를 획득해 2027년 수출 개시를 노리고 있다. 국내 정식 품목허가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최석근 대표는 "해외는 국가별로 수출용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 선점을 위한 빠른 진입이 중요하고, 특히 제품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며 "생산 역시 협력사인 BMI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 효율적인 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자 재조합 톡신 기술은 균주가 필요 없어 향후 치료용 적응증이나 다양한 제형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라며 "피부 침투형, 롱액팅(장기지속) 제형 등도 연구가 가능하며, 이는 미용뿐 아니라 치료 영역까지 진출할 수 있는 포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진은 발 빠른 사업 성과를 위해 조기 수출은 물론, 적극적 해외 기술이전을 추진한다. 균주 출처 논란 탈피를 노리는 기업들이 대상이다. 주요 잠재적 고객들이 이미 톡신 관련 제조 기반을 갖춘 만큼, 차세대 완제품 생산을 위한 핵심 기술을 이전해 시너지를 낸다는 목표다.
최석근 대표는 "수출용 허가를 통한 수익 창출과 함께 이중 전략을 통해 빠른 시일 내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당분간 해당 프로젝트가 회사의 최우선 과제이며, 이는 수익성 뿐만 아니라 회사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가속화 하는 추가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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