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톡] 배(보험금)보다 배꼽(보험료)이 큰 보험? 상생 기치 속 KB손보가 ‘지수형 날씨보험’ 내놓는 이유

유소연 기자 2025. 9. 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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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전경

KB손해보험은 최근 단체보험 형태로 ‘전통시장 날씨 피해 보상보험’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상품은 개발에만 2년 넘게 공을 들인 국내 최초의 지수형 날씨보험입니다. 특별한 피해를 증빙하지 않아도 기온이 기준점 이상 오르내리거나, 비가 일정 기준 이상 내리면 미리 정해진 보험금을 주는 방식입니다. 날씨 때문에 손님이 덜 와서 줄어들었을 소득을 보상해준다는 것이죠. 보험 계약 때 정한 폭염·폭우·한파 기준점에 따라 상인들은 정액으로 보험금을 받습니다.

KB손보가 든 예시에 따르면, 점포 500개가 있는 상인회가 하루 강수량 40mm(보험금 3만5000원), 최고기온 35도(1만 5000원), 최저기온 -11도(1만5000원) 조건으로 가입하면 점포당 약 64만원 보험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날들을 따져봤더니 작년은 51만5000원, 재작년은 59만원 보험금을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부 소비자는 “배(보험금)보다 배꼽(보험료)이 큰 보험 아니냐”고 의아해합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공동으로 위험을 분담한다’는 보험의 기본 개념상 기대 보험금보다 보험료가 더 큽니다. 보험료에는 사업비 등도 녹아있기 때문에 보험사로서는 특히 지수형 보험을 설계할 때 보험금이 과도하게 나가지 않도록 기준점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지수형 보험에서는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장치가 중요합니다. 자칫 비 올 때마다 보험금으로 돈을 벌게 되는 사행성 상품처럼 비춰지면 곤란하다는 것이죠. 실제 매출 피해보다 더 큰 금액으로 보상액을 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KB손보가 풍수해보험처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험료를 지원하는 상품으로 해당 보험이 활용될 여지를 계산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금융 당국과 보험 업계는 3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조성해 서민·소상공인 대상 무료 보험을 운영키로 했습니다.

폭염, 집중 호우 등으로 인해 일을 못해 발생하는 소상공인·일용직 근로자의 소득 상실 및 피해를 보전하는 기후보험도 상생 상품 중 하나로 언급됐습니다. 만약 상인이 직접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면 앞선 예시처럼 보험료가 더 높은 구조임을 알아도 소비자가 들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보험사가 소상공인 매출 피해 사각지대를 보장하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상생 목적에 부합하는 일입니다. 그동안 업계에서 미래형 보험으로 언급됐던 지수형 날씨보험이 실제로 출시되는 의미도 큽니다. 다만 ‘보험사는 밑지는 장사는 안 한다’는 소비자 인식이 이번 KB손보가 내놓을 지수형 날씨보험 상품을 두고 드러나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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