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무법자’ 미 군함에 벌벌 떠는 어부들···군사 훈련도 참여

미군의 카리브해 군사 작전에 베네수엘라와 트리니다드토바고 어업이 위협받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일부 어부들은 민병대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NN은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북부 마르가리타섬에서 30년간 어업 활동을 한 카를로스 카라발로의 사연을 전했다. 미 군함이 최근 자국 어선을 공격한 사건을 보고 두려움을 느낀 그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조직한 볼리바르 민족 민병대에 최근 가입해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선 미국에 해양 평화를 요구하는 어부들의 시위가 열렸는데, 이곳에는 야당을 지지하는 어부들도 동참했다.
카라카스 인근 해안도시 카라바예다에서 출항하는 어부 조안 디아즈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참치를 낚으려면 아주 먼 곳까지 가야 하는데 그곳엔 미국인들이 있다”고 우려했다. 디아즈는 최근 들어 어부들이 조업하러 나갈 때마다 당국과 어부 협회에 목적지, 현 위치, 어업 활동 기간 등을 보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 해군은 지난달 마약 밀매를 단속하겠다며 카리브해에 구축함 8척과 잠수함 1정을 파견하고 푸에르토리코에 전투기를 보냈다. 미 군함은 지금까지 베네수엘라 선박을 포함해 4척의 배를 공격했고, 이로 인해 최소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일 폭파한 베네수엘라 선박이 마약 카르텔 ‘트렌 데 아라과’와 연관된 배라고 주장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무고한 참치잡이 어선이었다고 반박했다.
일부 중남미 어선은 실제로 카르텔과 결탁해 마약을 중미 국가의 중간 기착지로 옮기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2일 공격에서 선원들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바로 배를 공격해 수사, 기소, 재판 절차 없이 즉결 처분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자 베네수엘라와 11㎞ 떨어진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어부들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남서부 어업중심지 오타히트 마을에서 살며 18년간 물고기를 잡아 온 필립은 자국 주민들이 폭력 사태에 휘말릴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경제학자 발미키 아르준은 조업 활동이 둔화하면 해안 도시의 지역 경제가 침체할 것이라며 “해안경비대나 군이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부들의 합법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어부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이 카리브해 인접 국가는 친미 성향과 반미 성향으로 나뉘어 미 군함 파견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군사 배치가 지역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관련 국가들에 회의를 열자고 요청했다. 반면 친미 정권이 들어선 도미니카공화국 해군은 미군과 협력해 마약 단속을 벌이고 있고,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국제 범죄와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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