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 ‘빌리는’ 오픈AI... 왜?

지난 22일(현지 시각) 엔비디아에서 1000억달러(약 140조원) 투자를 받은 오픈AI는 투자금 대부분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사용한다. 하지만 오픈AI는 엔비디아 GPU를 선불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리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안팎의 임차를 통해 구매 대비 10~15% 정도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AI 칩을 AI 기업이 대규모로 임차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현금을 과투자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업계가 비용 절감을 위해 GPU 리스를 검토하고 있다. 오픈AI를 비롯한 AI 업체들은 막대한 현금을 태우면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AI를 학습·추론시키고 있다. 수십억~수천억 달러를 들여 GPU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상황에서, ‘GPU 리스’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투자의 핵심인 GPU를 리스 계약해 오픈AI는 비용을 줄이고 엔비디아는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GPU 리스 계약이 AI 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했다.
◇GPU 빌리는 AI 기업
오픈AI가 GPU 리스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오픈AI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1150억달러의 현금을 소모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만 50억달러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거기에 엔비디아와 오픈AI는 10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추가로 밝혔는데, 엔비디아 칩과 장비 확보에만 3500억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1000억달러 투자를 받더라도 감당이 어려운 만큼, 리스를 통해 자본 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말에는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해서도 말하겠다”며 “컴퓨팅 증가가 곧 매출 증가의 핵심인 만큼, 이를 위한 새로운 금융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 역시 엔비디아 GPU를 구매한 유관 투자회사에서 GPU를 리스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GPU 리스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GPU가 구형화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최신형 AI 가속기를 발매하는 주기가 짧다. A100, H100, B100 등 엔비디아 주요 제품은 주로 2년 단위로 발표됐고, 이후 루빈, 파인만 등 차기 모델도 각각 2026년, 2028년에 출시가 예정돼 있다. H100, B100 등 최신 칩을 사도 몇 년 안에 구식 모델이 돼 버리는 것이다. 칩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빌림으로써 이 같은 노후화 우려를 공급 업체인 엔비디아에 떠넘길 수 있다.
엔비디아 역시 리스 모델을 통해 자금력이 약한 AI 스타트업 등으로 판매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 현재 엔비디아 매출의 대부분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서 발생한다. 당장 자금력은 떨어지지만 잠재력이 있는 AI 기업에 리스 형태로 GPU를 제공해 장기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재정적으로 불확실한 고객에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시간 단위 GPU도 인기
GPU 비용을 줄여주는 ‘구독형 GPU(GPUaaS·GPU as a Service)’ 기업들의 가치도 올라가고 있다. 클라우드상에 구축한 GPU 서버를 시간 단위로 빌려주는 서비스로, 소규모 학습과 추론이 필요한 기업이나 연구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GPUaaS 업체인 람다는 40억~50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지난 3월 공모가 40달러에 뉴욕 증시에 상장한 코어위브의 주가는 25일 126달러로 마감했다. 두 회사 모두 엔비디아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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