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거장 봉준호, ‘가짜’로 빚어낸 ‘시대의 명작’
[앵커]
KBS와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공동 선정한 '우리 시대의 영화'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거장의 향기' 마지막 순서로 봉준호 감독의 대표작 '기생충'을 만나봅니다.
기생충은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의 벽을 넘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린 작품이죠.
그동안 다양한 평가가 있었는데, 오늘은 작품에 들어있는 영화 음악을 통해 기생충의 가치를 짚어 봅니다.
보도에 김혜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핸드폰도 다 끊기고, 와이파이도 다 끊기고."]
반지하 신세를 면치 못하는 백수 가족 기택네.
["몰라, 가끔 지하철 타다 보면 나는 냄새가 있어."]
모든 것을 가진 부잣집 가족 박 사장네.
악연은 위조 학벌로 얻어낸 과외에서 시작됩니다.
[봉준호/영화 '기생충' 감독 : "대학 시절에 부잣집 과외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경험에서부터 아이디어들이…."]
믿음을 강조하는 사모님과,
["뭐랄까, 믿음의 벨트?"]
거짓으로 점철된 기택네의 불안한 관계.
이를 보여주기 위한 봉준호의 선택은 바로, 음악입니다.
[봉준호/영화 '기생충' 감독 : "근엄한 바로크의 향취를 풍기는 음악으로 덮으면서 미묘한,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 코믹해지기도 하고, 또 긴장감이 생기기도 하고…."]
대사 없이 8분 동안 이어지는 삽입곡의 정체, '가짜' 바로크 음악입니다.
상류층이 즐기던 클래식 음악을 비튼 풍자입니다.
[정재일/영화 '기생충' 음악감독 : "모든 신의 수많은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있거든요. 슬프다가 갑자기 웃기고, 그런 대비가 굉장히 강한 그런 신들을 만드시기 때문에 음악도 거기에 따라…."]
계속되는 장면과 음악의 충돌,
[정재일/영화 '기생충' 음악감독 : "아주 아름답고 온화한 노래에 그런 귀신 소리 같은 게 들어갑니다. 연주용 톱을 썼습니다. 나무 자르는 톱…."]
갈등과 대립을 절정으로 끌고 가는 힘입니다.
["짜파구리가 뭐야?"]
영화 '기생충'에서 음악은 연기와 대사처럼 감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인 셈입니다.
[지승학/영화평론가 : "비극인데 경쾌한 음악이 나온다든지 이런 것들은 이제 메시지를 증폭시키는데, 감독이 원래 하고 싶은 메시지를 소리로 전달하고 있다…."]
지상과 반지하, 그리고 지하로 이어지는 빈부 격차.
모든 영화 장치를 이용해 일그러진 현대 사회를 담아낸 봉준호 표 '기생충'이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봉준호/영화 '기생충' 감독 : "제일 미련이 적게 남는 영화였던 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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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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