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역풍 맞은 카카오, 결국 다시 손 본다…카톡 민심 진정될까
개선 방안 수준 따라 추가 업데이트에도 영향 미칠 듯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업데이트 후폭풍이 거세다. 15년 만에 이뤄진 대대적인 개편에 기존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앱마켓에선 '1점' 리뷰가 쏟아지고 있고, 개편 나흘 만에 카카오 시가총액은 3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결국 카카오는 숏폼 기능에 미성년자 보호조치 추가를 시작으로 가장 불만이 집중된 '친구탭' 개선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챗GPT를 연동한 대화 기능 등 추가 업데이트를 준비 중인 카카오가 거센 여론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의 평균 평점은 2.5점이다. 전날 2.8점에서 불과 반나절 만에 0.3점이 하락했다. 사용자들이 리뷰 최하점인 별점 '1점'을 잇따라 매긴 탓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의 평점 역시 2.5점이다.
평점 1점을 매긴 한 이용자는 "남의 사진을 크게 보고 싶지도 않다. 들어가자마자 온갖 사진이 크게 떠 있어서 화면이 복잡하다"며 "이번 업데이트는 최악"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숏폼 보기까지 강제하는 방식은 폭력적"이라며 "별 반개도 아까운데 1개부터 줄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1개를 매긴다"고 비꼬기도 했다.
지난 23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 카카오톡 업데이트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UX(사용자경험) 그룹 피엑스디가 사용자 분석 인사이트 도구인 어피니티 버블로 카카오톡 리뷰 1000개를 분석할 결과, 업데이트 전반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리뷰가 42%로 가장 많았다. 특히 사용자환경(UI)과 디자인 불만이 19%, 친구 목록과 프로필 불만이 10%로 이용자 불만이 컸다.
이용자들이 가장 거부감을 느끼는 부분은 '친구탭'이다. 기존에는 친구의 이름과 프로필 사진, 상태 메시지가 목록으로 보였지만, 업데이트 후에는 친구의 프로필과 배경 사진 등이 변경한 순서에 따라 타임라인 형태로 볼 수 있게 했다. 인스타그램의 피드 형태와 유사하다. 이로 인해 알고 싶지 않은 업무 관계자들의 프로필 변경내역을 먼저 보게 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피드 중간에 게시글과 동일한 크기로 노출되는 광고 역시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숏폼 역시 논란이다. 오픈채팅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세 번째 탭은 업데이트 후 숏폼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지금탭'으로 바뀌어 있다. 세 번째 탭을 두 번 눌러야 오픈채팅 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숏폼을 활성화시켜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강제로 숏폼을 보게 만든 방식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숏폼 중간에는 광고도 포함돼 있다.
추가된 숏폼 기능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더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미성년자가 숏폼 콘텐츠에 무제한 노출되며 학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결국 카카오는 지난 27일 공지를 통해 '미성년자 보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법정대리인이 고객센터를 통해 본인과 자녀 폰을 인증하고,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하면 숏폼 기능을 제한하는 조치다. 다만 보호조치는 시작일로부터 1년간 적용되며 1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한발 물러선 카카오…"개선 방안 적극 논의 중"
내부에서도 후폭풍이 일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폭로 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이번 업데이트가 여러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의 결과물이 아니라 특정 인사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다고 폭로하며 "동료들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데이트 혹평 속에 카카오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주가는 오전 11시 기준 전거래일보다 1.52% 오른 6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6만원선을 회복했지만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과 비교하면 9% 넘게 빠진 상태다. 지난 23일 업데이트 시작 후 4거래일 동안 10.69% 하락했고, 시총은 3조5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3일 '이프(if) 카카오 25' 기조연설 후 카카오톡 업데이트와 관련해 "일부 기능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고 또 어떤 기능은 '괜찮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센터에 접수된 불편 사항을 적극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폰트 하나만 바뀌어도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대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용자 불만이 잦아들지 않자 결국 카카오는 지난 28일 "이용자들 반응과 피드백을 면밀히 듣고 개선 방안을 내부적으로 적극 논의 중"이라며 "친구탭 개선 방안도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카오의 대응 수준과 이용자들의 반응은 추가로 예정된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카오는 내달 카카오톡에 챗GPT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대화 중 자연스럽게 챗GPT로 전환해 텍스트·이미지 기반의 답변을 받고, 생성된 콘텐츠를 대화방에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챗GPT 서비스를 공개하기 앞서 업데이트 개선을 통해 이용자 불만을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가 15년 만의 대개편의 관건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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