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착해야 두부다"…풀무원 두부공장 관찰기

김아름 2025. 9. 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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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음성공장…각종 두부류 전문 생산
시간당 최대 1만2800모…두부면까지 만들어
우드펠릿 발전·세척수 재활용 친환경 돋보여
깨끗하게 씻은 콩을 갈기 위해 옮기는 모습/사진=풀무원

고기보다 두부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한 남자가 철문을 열고 나와 눈부신 햇살을 한 번 쳐다본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두 손을 모으고 기다리던 가족들과 만난다. 남자를 발견한 가족들은 검정 비닐봉지에서 두부 한 모를 꺼내들고 남자의 손에 쥐어 준다. 남자는 생 두부를 씹으며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두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클리셰다. 교도소에 갔다와서 두부를 먹는 풍습은 여러 의미가 있지만 모두 '두부의 장점'과 관련이 있다. 콩을 듬뿍 넣어 영양가가 풍부하고, 하얀 색깔은 깨끗한 음식을 상징한다. 보통 데치거나 조림을 하거나 튀겨 먹지만, 출소한 남자처럼 생으로 먹어도 괜찮다. 흔히 맛과 영양, 접근성 모두를 갖춘 음식을 완전식품이라고 하는데, 두부야말로 완전식품의 대표 주자다. 

풀무원 두부의 역사/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최근 몇 년간 식품 시장의 최대 이슈인 '비건'의 선두주자 역시 두부다. 서양에서는 오트니 아몬드니 하는 음료들로 우유를 대신하고, 대체 육류를 만들겠다며 수조원을 들이붓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두부' 하나로 대부분 해결 된다. 잘 튀긴 두부는 고기 못지 않은 감칠맛을 자랑하고 두유는 여러모로 우유보다 좋은 음료다. 밥반찬부터 술안주, 주식까지 가능한 게 바로 두부다.

그런 두부를 만드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 깨끗하고 맛있는 두부를 만드는 곳이라면 그만큼 깨끗할 것 같다. 더군다나 그 두부를 만드는 곳이 '바른 먹거리' 풀무원이라면 더더욱. 지난 25일 충청북도 음성에 자리잡은 풀무원의 음성 두부공장을 방문해 풀무원 두부를 만들고 포장해 우리 식탁까지 전달하는 모습을 관찰해 봤다. 

두부의 모든 것

충청북도 음성군에 자리잡은 풀무원 음성공장은 풀무원의 핵심 카테고리인 두부류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부침용 두부와 찌개용 두부 같은 모두부부터 연두부와 두화 같은 두부 가공식품, 두부를 면처럼 가공해 즐기는 두부면까지 총 38가지 두부 제품을 시간당 1만모 이상 만들어 낸다.

공장에 들어서니 고소하면서도 비릿한, 특유의 콩 내음이 가득했다. 눈을 감아도 두부 공장에 왔다는 걸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길고도 꼼꼼하다. 콩은 세 번에 걸쳐 세척, 불순물을 제거한다. 깨끗하게 샤워를 마친 콩은 '침지(浸漬)'를 거친다. 콩을 물에 불리는 과정이다. 콩의 품질에 따라 9~12시간 불린 후 맷돌 방식으로 갈아 콩물을 만든다. 

풀무원의 두부 제조 공정/사진=풀무원

콩이 잘 갈렸다면 이제 끓일 차례다. 콩물을 끓여 유해 미생물을 제거하고 수용성 단백질의 열변성을 유도한다. 잘 끓였으면 비지를 걸러낸다. 비지를 걸러낸 콩물이 바로 '두유'다. 두유에 천연 응고제를 넣으면 두부가 굳기 시작한다. 바로 순두부다. 사실 순두부와 두부의 차이는 수분함량 뿐이다. 순두부에서 물을 꼭 짜내면 두부가 된다는 이야기다. 

음성 공장은 순두부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만들어진 순두부는 물기를 짜내기 좋게 파쇄한 뒤 압착한다. 이후 포장재에 맞는 사이즈로 두부를 자르고 충진수를 넣은 후 살균, 필터링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먹는 '네모난 두부'가 완성된다. 포장이 완료되면 금속 검출 검사, 파손 검사를 거쳐 냉장 창고에서 저온 숙성하게 된다. 불린 콩을 갈기 시작할 때부터 식탁에 오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채 48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틀 전에 만든 신선한 두부를 먹는 셈이다.

깨끗해야 두부다

두부를 만드는 공정보다 더 관심을 끈 건 풀무원이 두부를 만들면서 했을 고민이었다. 풀무원은 창립할 때부터 '유기농'을 콘셉트로 시작한 기업이다. 최근엔 육류 사용 최소화와 식물성 원재료 사용 등 친환경 케어 전략을 선언하기도 했다. 온실가스 배출 관리를 위한 '넷 제로', 플라스틱·물 사용량을 줄이고 제품의 환경 영향을 줄이는 '네이처 포지티브' 목표도 세웠다.

풀무원 음성공장 내부 전경/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음성 두부 공장에서도 이같은 면이 돋보였다. 콩을 불리고 3번 세척하는 과정에서 거의 불순물이 나오지 않는 3번째 세척수는 다음 번 첫 세척수로 다시 사용한다. 2번째 세척 시엔 새 물과 3차 세척수를 반반 섞어 사용한다. 마지막 세척 시에만 새 물을 사용하는 셈이다. 

네모난 두부를 만들 때도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이전에는 두부를 네모낳게 자르기 위한 판모틀을 사용했는데 이 틀은 세척 시 세척수가 많이 드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풀무원은 두부를 긴 바 형태로 성형한 뒤 길이에 맞춰 잘라내는 방식으로 설비를 교체해 세척수 사용량이 3분의 1로 줄었다. 이를 통해 2023년 한 해에만 2400톤이 넘는 물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두부가 포장재 사이즈에 맞게 잘리는 모습/사진=풀무원

콩물을 끓이고 내부 온도를 유지할 때 쓰는 보일러도 우드펠릿 보일러와 태양광을 함께 활용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39.4%를 우드펠릿과 태양광으로 대체했다. 두부를 담는 용기도 요철 구조로 변경, 플라스틱 사용량을 8.6% 줄였다. 배송 시에도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2023년 식품업계 최초로 수소 전기트럭을 도입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20% 감축, 수자원 사용량 13% 감축, 플라스틱 사용량 20% 감축 등의 목표를 세웠다"며 "음성 두부공장은 에코케어링 전략 하에 탄소 배출 저감과 자원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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