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오늘 '일단멈춤'...野 지연전략에 속수무책 與 "애 탄다"

김도현 기자 2025. 9. 2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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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9.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여당이 우선 처리를 예고한 4개 법안 가운데 3개 법안이 처리됐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진행되고 있는 국회증언감정법도 29일 밤쯤 국회 문턱을 넘게 될 전망이다. 필리버스터를 통한 야당의 지연전략에 여당이 속수무책인 가운데 이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여당이 목표로 했던 주요 개혁 입법 과제 처리에도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전날부터 이어진 국민의힘 주도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고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현재 298명)의 3분의 1 이상이 종결 동의서를 제출하면 이로부터 24시간이 지난 뒤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다. 필리버스터가 열리면 하루 1개 법안만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25일 시작된 이번 본회의에서 사흘간 △정부조직법 개정안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국회법 개정안 등만이 처리될 수 있었다. 29일 밤 이번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 처리가 마무리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도 일단락됐지만 여파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지속하면서 이같은 지난한 다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본회의를 앞두고 당초 민주당은 69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국민의힘이 4대 쟁점 법안뿐 아니라 나머지 비쟁점 법안 모두에도 필리버스터를 예고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조속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4개 쟁점 법안 중심으로 상정안을 새로 꾸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 개편 내용을 제외하는 양보안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양보안을 거절했지만 4개 쟁점 법안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기로 한발 물러섰다. 그간 필리버스터를 통해 쟁점 법안 처리 지연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던 국민의힘 입장에선 처음으로 여당의 전향적인 양보를 끌어낸 것이기 때문에 비쟁점 법안 처리 지연을 볼모로 한 쟁점 법안 철회 작전을 계속해서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극복을 위해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필리버스터 중단을 제안했지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악법 강행 처리 중단이 먼저"라고 거부하고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야당의 비쟁점 법안 볼모 전략에 발목이 잡힐 경우 여당 입장에선 치명적이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성장·개혁·안전 등 4대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224개 중점 법안 처리를 공언한 바 있다. 자사주 소각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 배임죄 폐지 등도 이번 정기국회 처리 대상이다.

정기국회는 지난 1일 개원해 100일간 이어진다. 이번 본회의 직후 추석 연휴가 시작되고 추석 연휴 직후부턴 3주 이상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11월과 12월이 남았고 국회 운영위원회가 제안하고 국회의장이 수용해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정기국회 연장이 가능하지만 필리버스터 방어를 위한 무기한 연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민주당 입장에선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소속 이학영 부의장의 체력도 고민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의장 또는 부의장이 의장석을 지켜야 하는데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부의장이 회의 주재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우 의장은 지난 25일 정부조직법 필리버스터 개시 전 "주 부의장의 사회 거부는 벌써 여러 번 반복된 일"이라며 "매우 아쉽고 유감"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고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은 추진하고자 하는 법안들이 많고 더욱이 이재명정부 집권 초기인 탓에 필수적으로 해야 할 과제들도 산더미"라며 "비쟁점 법안까지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행태는 분명 잘못됐지만 법안 처리를 위해 일하는 민주당만 애를 태울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내 일각에서 (소수당인) 국민의힘이 언제까지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나 보게 어디까지 하나 보자는 의견도 있지만 사실 107명 모두가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지키며 체력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무엇보다 시급한 법안 처리를 위해 협상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일치된 견해인데 저들의 요구가 비상식적인 경우가 많아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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