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란 제재 10년 만에 재개
자산 동결하고 무기 거래 금지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28일 전면 재개됐다.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 계획)로 해제됐던 유엔 주도의 각종 제재들이 10년 만에 모두 복원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JCPOA 탈퇴를 선언한 지 7년 만에 유럽 주요 3국(E3·영국, 프랑스, 독일)도 동참하면서 핵무기 개발 포기와 제재 완화를 맞바꾼 이란 핵 합의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
이란 제재 복원은 JCPOA에 참여했던 영국, 프랑스, 독일이 지난달 28일 스냅백(자동 복원) 절차를 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축적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거부한 것이 직접적 이유다. 26일 유엔 안보리 표결에서 제재 종료 연장안이 부결되면서 제재는 자동 복원됐다. 15국 중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9국이 제재 종료 연장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이란의 해외 자산 동결, 무기 거래 금지,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금지, 탄도미사일 개발 제한 등 광범위한 제재가 다시 시행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란은 지체 없이 선의로 진행되는 직접 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7일 “미국은 3개월 내로 농축 우라늄을 모두 넘길 것을 요구했다”며 “비이성적 요구에 타협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란은 이날 영국·프랑스·독일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제재 복원을 앞두고 이란 리알화 환율은 27일 사상 최고치인 1달러당 112만리알로 급등(가치는 급락)했다. 뉴욕타임스는 “연 40%가 넘는 인플레이션과 물 부족·전력난 속에 이란 경제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외교부는 “한·이란 간 교역량이 이미 미미한 수준이어서 국내 업계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중·러는 거부, 제재 무력화 나설 듯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원자력발전 연료 수준인 3.67%로 제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각종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이 핵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JCPOA에서 탈퇴한 뒤 독자 제재를 이어왔다.
이후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핵 합의 복원’을 공약으로 내걸고 2021년부터 유럽 국가들의 중재로 간접 협상을 시작했다. 이란은 그러나 혁명수비대의 테러 조직 지정 해제를 추가 조건으로 요구했고, 미국은 우라늄 농축 축소와 IAEA의 사찰 복원 등 기존 합의 사항의 철저 준수를 요구했다. 협상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 꼬였다. 러시아가 이란산 드론과 미사일을 들여오는 대가로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자, 이란은 태도를 더 강경하게 바꿨다.
결국 올해 5월 IAEA는 이란의 고농축(60%) 우라늄이 급증해 무기급 농축(90%)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내놨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최종 단계에 이르렀단 관측이 나오며 이란 핵 합의는 사실상 폐기 수순에 접어들었다.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전격적으로 이란 핵 시설을 공습했고, 전면전 위기 속에 국제 제재를 재가동해 이란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E3(영국·프랑스·독일)가 ‘스냅백’ 발동에 나선 것이다. 핵 합의에 안전장치로 포함된 스냅백은, 이란이 의무를 어길 시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복원된 제재는 2006년 이후 안보리가 채택해온 제재 결의 내용을 그대로 되살린 것이다. 재래식 무기 거래 금지, 우라늄 농축·재처리 전면 금지, 탄도미사일 활동 제한, 제재 대상 개인·기관의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가 핵심이다. 이미 미국 독자 제재를 통해 상당수 적용되어 왔지만, 유럽과 다른 서방 국가들이 동참하면서 이란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러시아와 중국이 불복하면서 브릭스(BRICS) 국가들을 통해 제재 무력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이어가고, 위안화 결제망과 자국 금융기관을 활용해 이란의 숨통을 터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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