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해, 도시를 다시 짓다 (2) 단절된 길, 다시 잇다
장유·주촌 시내버스 적고 배차 길어
경전철 접근성도 떨어져 자가용 의존
잇단 민원에도 “검토 중”… 시민 불만
핵심 생활권 간 연결망 재구성 필요
급행버스·지역 순환셔틀 도입 시급
김해시 장유에서 시청 방면으로 출퇴근하는 이모 씨는 매일 자동차 안에서 교통정체와 씨름한다. 불과 10㎞ 거리지만 멈췄다 움직이기를 반복하는 차량 행렬 속에서 소요 시간은 30분을 훌쩍 넘긴다. 특히 창원터널 방면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더 극심한 교통난에 시달린다. “버스를 타자니 너무 불편하고, 자가용 아니면 방법이 없다”는 이 씨의 하소연은 김해 교통망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김해시는 외연 확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인구 증가에 비해 교통 인프라 확충은 더딘 실정이다. 김해 주요 간선도로는 일부 구간이 확장되었으나, 2~4차로 구간이 혼재돼 교통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차량은 급증했지만 도로 확장이나 체계적인 정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중교통 배차 간격은 길고 노선은 단절돼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버스를 타기 위해 30분 이상 기다리는 것이 일상화됐다.

매년 5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김해 경전철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계~김해시청~부산 사상을 잇는 노선은 도시 전역을 아우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장유·율하 등 주요 생활권 주민들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교통 민원이 가장 집중되는 곳 중 하나인 주촌 선천지구는 1만여 세대, 2만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지만 시내버스 노선은 단 두 개뿐이다.
율하2지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무계 방향으로 직행하는 버스는 22번 단 하나인데, 배차 간격이 1시간에 한 대 수준이다. 출퇴근 시간대 수요가 많지만 공급은 부족해 시민들은 한 번 놓치면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일부 노선은 지나치게 많은 아파트 단지를 경유해 소요 시간이 길어진다는 불만도 있다.
이 같은 불편은 김해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도 올라오고 있다. “버스가 없어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된다”, “인구 17만명이 사는 장유 교통 여건이 이래도 되느냐”는 등의 민원이 줄을 잇는다.
김해시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 간선도로 확장과 버스 노선 개편, 김해형 준공영제 시행,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 검토 등 개선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시민 체감 개선은 여전히 과제다.
송기욱 김해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교통망 구축보다 신도시 개발이 앞서면서 자가용 중심 구조가 고착화됐다”며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도시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도 58호선 삼계~장유 구간은 일부 확장됐지만,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는 여전하다. 차량 증가와 무질서한 통행이 겹치면서 단순한 도로 확장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정부 정책 간 엇박자도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교통 선투자를 강조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예산 부담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원도심 역시 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원도심과 신도시가 투자 우선순위를 두고 경쟁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며, 전 지역이 만성적 불편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해결을 위해선 핵심 생활권 간 연결망을 재구성하는 교통체계 전환이 필요하다. 주요 거점만 경유하는 급행버스를 도입해 정시성과 이동성을 확보하고, 지역 내부는 순환셔틀로 촘촘히 잇는 구조가 제시되고 있다.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 확대도 시급하다. 장애인 콜택시를 넘어 어르신, 임산부, 어린이, 그리고 일시적 휠체어 이용자까지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택시를 확대 도입하면, 버스 요금 수준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외곽지역에는 자율주행 셔틀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 기장, 강서구 등에서 검증된 이 시스템을 김해 읍면 지역에 단계적으로 도입하면, 낮은 수요 밀도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동시에 K패스, 경남패스처럼 교통요금 환급제를 활용한 ‘김해패스’(김해형 대중교통 무료제)도입도 검토할 만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시내버스를 보조 수단으로 삼고, 경전철과 트램 등 철도 중심 교통체계로의 전환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ICT와 AI 기반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모빌리티 도입 등 교통혁신이 현실화된다면, 시민 이동권은 물론 도시 경쟁력까지 강화될 수 있다.
글·사진= 이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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