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밥상에 ‘협치’ 빠지나…‘소급’ 빼고 ‘법사위원장’ 넣은 증감법에 필리버스터 계속

국회 위원회와 국정조사 등에 출석한 증인의 위증에 대해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는 국회증언감정법 수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8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비쟁점 법안까지 포함해 전면적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검토하는 중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가 협치 없이 마라톤 필리버스터 대결만 이어가고 있다.
국회증언감정법 수정안의 핵심은 각종 위원회 위원장이 위증을 고발하지 않아도 재적위원 과반수 연서로 의결하면 그 의원들의 이름으로 고발하는 것이다. 활동 기한이 끝나 고발 주체가 불분명한 특별위원회에서 위증이 밝혀지면 법사위가 법사위원장 명의로 고발할 수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은 수정안 상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위원장인 위원회에선 위원장이 고발을 거부하면 민주당이 자기들 이름으로 고발할 수 있는데, 민주당이 위원장인 곳에서는 우리가 고발을 요구해도 거부할 수 있다”며 “고발권을 자기들이 독점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적어도 국회가 의견을 내려면 본회의에서 의결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며 “우원식 국회의장보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고발권에서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이 법안은 국정조사특위 등이 활동 기간이 끝나 해산됐더라도 위증 사실이 밝혀지면 본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의장 명의로 고발할 수 있게 한 내용이었다. 국민의힘은 국회 내란국정조사특위가 해산된 상황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윤석열 정부 인사들에 소급 적용해 처벌하기 위한 법이라며 반대해왔다. 민주당은 소급 적용 조항은 수정안에서 삭제했다.
국회에선 지난 25일부터 민주당 법안이 상정될 때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법안이 하루에 1개씩만 통과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표결로 종료한 뒤 법안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26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전날에는 방송통신위원회를 개편해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자동 면직시키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설치법안을 처리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선 정부조직 개편에 맞춰 국회 상임위원회 명칭·소관을 변경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에선 여야 비쟁점 법안 69개까지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69박 70일 필리버스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소수 야당인 국민의힘이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막을 협상력을 가지려면 비쟁점 법안까지 ‘인질’로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깔렸다. 정쟁 피로감에 여론이 악화하고 10월 국정감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26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데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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