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 ‘드론 공포’ 확산…유럽 ‘경계 태세’ 강화

폴란드 이어 덴마크 등 잇단 포착
나토, 발트해 다중 영역 자산 투입
대응 수위 시험 ‘저강도 도발’ 의심
EU 국방장관 드론 장벽 설치 합의
러시아 소행으로 의심되는 무인기(드론) 출몰 사태가 잇따르면서 유럽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 접경 지역인 발트해의 전력을 강화했고 유럽연합(EU)은 ‘드론 장벽’ 설치에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나토가 “발트해 지역에 새로운 다중 영역 자산을 투입해 더욱 강화된 경계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규 투입 자산에는 정보·감시·정찰 플랫폼과 최소 1척의 방공 호위함이 포함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는 지난 9일 러시아 드론이 나토 회원국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는 등 유럽 각국 상공에서 드론이 목격되는 데 따른 조치다. 덴마크 국방부는 지난 26일 밤부터 카루프 공군기지 등 군사시설 여러 곳 근처에서 드론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당국도 F-35 전투기가 주둔하는 외를란 공군기지 인근에서 여러 차례 드론을 관측했다. 이 밖에도 핀란드, 프랑스, 리투아니아 등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론이 목격됐다. 나토는 러시아가 나토의 대응 수위를 시험하기 위해 저강도 도발을 한다고 의심하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드론의 위협 수준이 높다면서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군이 드론을 격추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연방범죄수사청에 따르면 지난 1~3월에만 536대의 드론이 군사기지와 방산업체, 에너지 시설, 공항, 정부청사 인근에서 목격됐다.
EU는 전날 국방장관 회담에서 유럽 동부 국경에 드론 장벽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EU의 영공을 침범하는 드론을 더 효과적으로 탐지·추적·요격하기 위한 조치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국방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EU와 나토를 시험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대응은 단호하고 즉각적이어야 한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드론 장벽 계획에 대해 “유럽 대륙의 군사적, 정치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EU 집권 엘리트들의 개인적인 야망과 정치적 책략”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EU나 나토 국가를 공격할 의도를 가진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없다”면서 “우리 국가에 대한 어떠한 침략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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