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욕실제품에 가구까지 ‘깨알 관세’ 매기겠다는 트럼프

내달부터 의약품 등 무더기 예고
현지 공장 없는 삼바 등 타격 예상
상호관세 무효화 대비 ‘품목’ 집중
폴리실리콘 등 더 늘어날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의약품(100%), 대형 트럭(25%), 주방·욕실 제품(50%)과 가구(30%) 등에 품목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판단으로 상호관세가 무효화될 것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사 중인 폴리실리콘 등 향후 관세를 부과할 품목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의약품 품목관세를 예고하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28일 업계 한 관계자는 “몇달 전부터 계속 언급된 사안이라 (미국 내) 재고를 확보해두는 등 나름 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5일 의약품 제조 촉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의약품 가격과 관련해 큰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다. 현지 공장이 없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관세 부과로 타격받을 수 있다. 다만 셀트리온·롯데바이오로직스 등 현지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기업은 관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대형 트럭 관세가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기준 대미 화물자동차 수출액은 500만달러(약 70억원)로, 화물자동차 전체 수출의 0.3%에 불과하다.
다만 수소연료전지 트럭 ‘엑시언트’를 중심으로 북미 화물차 시장에 진출하려던 현대자동차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친환경 상용차 박람회에서 ‘더 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공개하고, 북미 물류 운송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했다.
주방·욕실 제품과 가구는 대미 수출 규모가 크지 않은 품목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관세 부과 품목을 늘려가면 한국 전체 수출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해당 품목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상무부의 조사가 먼저 진행돼야 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일 로봇·산업용 기계, 지난 8월13일 풍력 터빈, 7월1일 무인항공기·폴리실리콘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통상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대법원에서 무효화될 경우를 대비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더욱 공격적으로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다”며 “관세 부과 품목을 계속 늘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경학·권재현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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