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제 막 자리 잡았는데, 군입대 영장이”…병역 발목잡힌 청년 CEO들
2015년 13건→지난해 72건
조건 까다롭고 최대 2년 한계
군복무와 겸직하기도 어려워
“복무 후라도 혜택 늘려야”

국내 남성 창업자들이 군대 때문에 사업을 원활하게 영위하기 어려워 창업을 사유로 한 병역 연기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대 때문에 창업을 시작조차 못 하기도 하면서 군대가 창업자들의 발목을 잡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병무청에 따르면 창업을 사유로 병역을 연기한 건수는 2015년 13건에서 2018년 60건, 2021년 49건, 지난해 72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7월까지 33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병역 연기 전체 건수는 3만5501건, 5만5510건, 3만8635건, 3만4165건이었고, 올해는 7월까지 9136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병역 연기 사유는 질병 또는 심신장애, 시험 응시, 취업, 창업 등 다양한데 창업을 사유로 한 연기는 2014년 3월부터 현역병 입영업무 규정 제26조에 신설됐다.
하지만 창업을 사유로 입대를 연기하려면 △정부부처의 창업지원사업 참여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주최 창업 경진대회 3위 이내 입상 △창업 관련 특허나 실용신안 보유 △벤처캐피털에서 투자 유치 등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또 최장 2년까지밖에 입영일자를 연기할 수 없는 것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역 군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창업자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경우 겸직 허가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 사회복무요원은 병역판정검사 4급 보충역 처분을 받은 남성이 복무하는 형태로, 병무청에 따르면 2019년 3만5666명에서 올해 3월 기준 4만5751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사회복무요원이 창업을 사유로 겸직 허가를 받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28조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이 다른 직무를 겸직하려면 복무기관의 장에게 겸직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신청서를 쓸 때는 겸직 사유와 수입 발생 여부 등을 기재해야 하며 겸직 근무처, 근무 기간과 시간까지 자세히 작성해야 한다.
위 규정은 본인 또는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인 경우 등을 겸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또 퇴근 시간(주로 오후 6시) 이후부터 6시간을 초과해 종사하는 경우에는 겸직 허가가 제한될 수도 있다.
그런데 창업을 사유로 한 겸직 허가는 규정에 나와 있지 않다. 23세에 디자인 회사를 창업한 이정민 씨(31)는 건강 문제로 신체검사 4급을 받고 5년 전 서울 서초구의 한 공공기관에서 사회복무를 했다. 창업 사유 겸직 허가를 받으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사회복무요원은 건강 등의 문제로 군대를 갈 수 없는 사람들이고 최저시급보다도 적은 돈을 받으며 군 복무를 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까지 창업의 길을 막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복무기관의 장이 판단하기에 따라 겸직 허가가 가능하긴 하지만, 그 수는 매우 적다. 예를 들어 서울시청에서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10년간 겸직 허가를 받은 사회복무요원은 343명이었는데, 그중 창업을 사유로 한 사례는 4건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2건은 회사 대표이사 명의만 유지하고 겸직 근무처에서 근무하지 않아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 형태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창업자는 “공인된 기관이 유망한 젊은 창업가를 선정해 군 복무 대체 혜택을 주고 경제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과의 역차별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성 창업자와 비교하면 남성은 군 복무 때문에 창업 시기와 연속성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 전 혜택보다는 군 복무 기간과 복무를 마친 뒤 창업자 혜택 확대에 집중해야 하고, 제대 후 1~2년 안에 창업 시 지원을 한다거나 세금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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