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미친 감독, 오타니 왜 빼” 절망한 日은 환장할 지경, 홈런왕 경쟁 자진 사퇴시키다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28일(한국시간)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이제 29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본격적인 포스트시즌 모드로 들어갔다.
그런데 다저스의 선발 라인업에서 이날 익숙한 이름 하나가 빠졌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오타니 쇼헤이(31)가 선발에서 제외돼 휴식을 취한 것이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타니와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날은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오타니뿐만 아니라 몇몇 주전 선수들이 이날은 아예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일부 백업 선수들이 선발로 먼저 나갔다.
심지어 선발로 나선 타일러 글래스나우도 3이닝만 던지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신 최근 영입해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뛰고 있던 앤드루 히니를 올려 글래스나우에 이어 2이닝을 던지도록 했다. 어쩌면 팀으로서는 당연한 포석이었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오는 10월 1일부터 열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대비해야 했다.
이미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했고, 또 밀워키와 필라델피아에 이어 내셔널리그 3번 시드도 확정됐다. 2번 시드로 올라갈 가능성이라도 있었다면 최선을 다해야 했다. 2번 시드는 디비전시리즈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번 시드가 확정이었고, 1일 경기에 대비해 전력을 점검해야 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에 대해 “오늘은 휴식일이다. 다른 선수들도 쉰다. 그래서 그에게도 그날(휴식일)을 마련했다. 본인에게도 이야기를 했고, 오늘 쉬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대타를 포함해 오늘 밤은 출전하지 않는다”면서 “감독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발칵 뒤집혔다. 일본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오타니에게는 걸린 기록이 하나 있었다. 바로 홈런왕이다. 오타니는 27일까지 시즌 157경기에 나가 타율 0.279, 54홈런, 101타점, 144득점, 2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06을 기록 중이다. 현재 내셔널리그 홈런 부문 2위다. 1위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가 56개를 치고 있다. 2개 차이다. 2경기가 남았기에 슈와버가 그대로 멈춰있다는 가정 하에 홈런왕을 노릴 수 있었다. 오타니에게 한 경기 2홈런은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슈와버가 이날 경기에 나선 것과 달리(무홈런), 오타니는 빠졌다. 만약 오타니가 극적으로 홈런왕, 혹은 공동 홈런왕에 오른다면 3년 연속 홈런왕이었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소속이었던 2023년 44개의 홈런을 쳐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해 다저스로 이적한 뒤에는 54홈런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올해까지 홈런왕이 된다면 22년 면의 메이저리그 3년 연속 홈런왕이 탄생할 수 있었다. 3년 연속 홈런왕의 가장 근래 사례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당시 텍사스)였다.

로버츠 감독도 오타니의 홈런왕 도전에 대해 알고 있었다. 홈런왕을 밀어주려면 이날 경기에서 제외하면 안 됐다. 오히려 한 타석이라도 더 줘야 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그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오타니는 MVP 아닌가”라면서 “내일 경기에는 나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대로 일본에서는 로버츠 감독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야후재팬 등 일본 팬들의 커뮤니티에서는 “로버츠 감독이 미쳤다. 이해할 수 없다”는 여론도 있었다. 오히려 28일 경기에 나선 뒤 결과를 보고, 안 될 것 같으면 29일에 쉬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법 보였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 또한 이런 여론을 전하면서 “오타니는 컨디션을 정돈하기 위해 이날 휴식을 취했다. 현재 리그 홈런 1위인 슈와버와 차이는 2개다. 3년 연속 홈런왕은 엄청난 업적이다. 타이틀 싸움을 생각하면 이날도 (오타니를) 출전시켜야 했지만, 수뇌부에게 그 생각은 전혀 없었다”면서 “일본에서는 종반의 타이틀 다툼이 되면 끝까지 출전시키거나, 숫자를 의식하면서 선수의 출장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그런 생각이 그다지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런 와중에 다저스는 5-3으로 이겼고, 몇몇 소득이 있었다. 다저스는 이날 선발 글래스나우가 3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로버츠 감독은 아직 상대 팀이 미정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 쇼헤이, 블레이크 스넬을 선발로 쓸 예정이다. 다만 순번은 미정이다. 나설 기회가 없는 글래스나우는 불펜에서 활용될 수 있다. 그 테스트를 앞두고 이날 좋은 활약을 했다.

다저스는 0-0으로 맞선 5회 선취점을 냈다. 1사 후 미겔 로하스가 2루타를 때렸고, 2사 후 달튼 러싱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쳤다. 다만 다저스는 5회 랜디 아로사레나와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안타로 이어진 1사 1,2루에서 호르헤 폴랑코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다저스의 뒷심이 더 강했다. 다저스는 7회 마이클 콘포토의 안타, 2사 후 키케 에르난데스의 안타로 2사 1,3루를 만들었고 이우 로건 에반스의 폭투 때 동점을 만들었다. 9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선 콘포토가 볼넷으로 추가점의 발판을 놨다. 이어 알렉스 콜도 볼넷을 골라 1,2루를 만들었고 1사 후 키케 에르난데스가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적시 2루타를 때리며 5-3으로 앞섰다.

최근 잦은 방화로 팬들을 속타게 하는 불펜은 이날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7회 마운드에 오른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1이닝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고 기세를 올렸다. 이어 8회 알렉스 베시아 또한 역시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고, 5-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에드가르도 에르난데스 또한 앞선 두 투수에 이어 세 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9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진기록을 쓰며 경기의 문을 닫았다.
다저스는 29일 정규시즌 최종전에 클레이튼 커쇼가 선발로 나서며, 오타니를 비롯한 주전 선수들도 출전해 마지막 최종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오타니가 이날 불펜에서 뭔가를 했다는 것이다. 보통 선발 등판을 이틀 앞두고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오타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나설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다만 로버츠 감독은 “아직 밝힐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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