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직결 업종 예외… ‘직장폐쇄 비노텍’ 파업 무기력
안산시, 화재위험 폐기물 반출 허가
모기업 EMK, 다른 자회사가 작업
신규채용·외부인력 금지 유명무실
대체 조치 허용, 쟁의 압박 어려워

안산의 산업폐기물 처리업체 비노텍에서 노동조합이 전면파업에 나선 뒤 부분파업으로 전환했지만, 사측은 직장폐쇄(9월25일자 7면 보도)와 파업 이후 적치 폐기물의 외부 반출로 대응하며 타격을 피하고 있다.
일부 공공성을 띤 업종 특수성에 더해 해외 사모펀드가 지분을 보유한 소유 구조가 맞물리면서 노조의 파업권이 교섭 압박 대신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상황이다.
28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비노텍지회 등에 따르면 전면파업 직후 사업장 내에 있던 폐기물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안산시의 허가 절차를 거쳐 외부 사업장으로 반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비노텍으로 들어오던 폐기물은 현재 외부 시설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산시 관계자는 “파업 이후 사업장에 쌓여 있던 폐기물 2천t은 화재 위험 등이 있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외부 반출 조치를 했다”며 “현재는 소각로 가동이 중단돼 새로 반입되는 폐기물은 없고, 생활폐기물은 애초부터 시의 공공소각시설에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노텍은 조합원 투표 등 절차를 밟은 파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협상 테이블을 닫았다.
현행 노동조합법 제43조는 쟁의행위 기간 동안 신규 채용이나 외부 인력을 통한 대체근로를 금지한다.
그러나 폐기물을 비롯한 철도·버스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업종은 행정 절차를 통한 대체 조치가 허용돼 현실적으로 쟁의행위가 압박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점이 한몫한다.
여기에 모기업인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가 소유한 다른 폐기물 업체들이 있어 비노텍 물량을 우회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노조의 교섭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다층적인 소유 구조는 교섭 주체를 모호하게 하고 문제 해결을 더디게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비노텍은 EMK 산하 회사이며 EMK 지분은 싱가포르 사모펀드인 케펠 인프라스트럭처 트러스트(KIT)가 보유하고 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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