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등기제도-(상) 이대로 좋은가] 시대 동떨어진 法, 불편·피해 키운다
법원·특허청 등 서류 송달 경우
'본인 직접·제때 수령' 중요성
맞벌이 등 경제활동가구 피해
대리 수령·희망일 배달제 등
운영 불구 불편하거나 잘 몰라
온라인 서비스 제공 필요성


#1. 직장인 A씨는 등기 안내장을 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지난 2023년쯤 업무 과정에서 소송을 당했던 일이 생각나서다. 당시 소장(등기)을 받지 못해 아무런 법률 다툼도 없이 1심에서 패소했다. A씨는 그 사실을 뒤는게 알고 2심에서 다퉈 무죄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소송 당사자가 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법적(3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등) 책임을 져야 했다.
#2. 직장인 B씨는 얼마 전 불법주정차 과태료 미납을 알리는 등기 수령을 위해 오전 반차까지 내야 했다. 어떤 내용의 등기인지 알수 없어, 우체국을 방문해 수령할 수 밖에 없었다. 등기 자체의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시행된 지 55년 된 우체국 '등기제도'가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로 운영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문서 전달 방식과 더불어 '디지털 등기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등기 제도는 1970년 이전부터 시행된 이후 1985년 시행된 우편법시행령 제10조(우편물의 특수 취급)에 따라 '우편물의 취급과정의 기록으로 명확히 하는 우편물의 특수 취급제도'로 규정됐다.
등기우편에는 등기취급, 보험 취급, 현금추심 취급, 증명 취급, 특급 취급 등이 있다.
특히 기타 특수 취급으로는 특별송달 즉 '민사소송법' 제163조의 법 적용을 받는다. 법에 따라 등기를 송달하고 송달 사실을 우편 송달통지서에 의해 발송인에게 통지하는 제도다.
법원에서 소송관계자에게 발송하는 서류, 특허청에서 발송하는 특허심사 관계 서류,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해 발송되는 군사 재판 절차에 관한 서류가 이에 해당한다.
등기 제도가 법적 효력을 갖는 이유는 법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 각 법엔 증거와 서류들이 실물로 본인에게 송달되도록 정해져 있다.
법원에선 본인이 서류를 송달받은 것을 기준으로 소송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직접 수령이 중요하다.
하지만 위 사례들과 같이 맞벌이 부부나 경제활동을 하는 가구 대다수가 낮 시간 집에 없는 경우가 많아 등기우편 수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등기를 제때 받지 못할 때 피해(법적책임 등)는 고스란히 수령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우정사업본부가 등기우편물을 대리해 받는 '등기우편물 대리 수령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나, 이 또한 가족관계증명서 등 여러 서류 등이 필요해 대리 수령조차 현장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낮에 집에 수취인이 없어 등기를 받지 못할 때는 우체국에서 야간에도 수령 할 수 있는 '등기우편물 우체국창구 교부제', 희망일에 배달해 주는 등기우편물 재배달 '희망일 배달제'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아는 이가 적고 별도의 안내도 없다.
디지털 시대, 정부의 온라인 민원 서비스가 2000년대부터 시행된 것과 상반된 행보다.
시민들은 "등기 제도가 너무 불편하고, 일부 지자체에선 아무것도 아닌 과태료 고지서까지 등기로 보내는 사례도 있다"며 "등기를 받는 사람이 온라인으로 수령을 희망할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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