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사법독립 침해' 청문회 출석 거부… 민주당 "마지막 기회" 경고

정지용 2025. 9. 2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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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법원장 불출석 의견서 제출
지난 5월과 내용도 형식도 '복붙'
민주당 "재판 영향 우려 없어" 반발
대법관 증원 사법 개혁 이번 주 발표
조희대 대법원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열리는 이른바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전현희 최고위원)"라고 경고하며 출석을 재차 압박했지만, 사실상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로 치러질 공산이 커졌다.


조희대 '사법독립' 강조하며 불출석... 5월과 판박이

28일 국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청문회 '출석 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지난 26일 법사위에 제출했다.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를 거부한 명분은 '사법 독립'이다.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 의견서에서 "이번 청문회는 진행 중인 재판(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합의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사법 독립을 보장한 헌법 103조, 합의 과정의 비공개를 정한 법원조직법 65조 등의 규정과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나머지 증인으로 채택된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들도 유사한 취지의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대선 직전인 지난 5월에도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했었고, 조 대법원장은 당시에도 △헌법 103조 △법원조직법 65조 등 같은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대법원의 '이재명 유죄 선고'를 놓고 민주당과 조 대법원장의 갈등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6·3 대선 직전 이뤄진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을 사법부의 대선 개입으로 규정하며 조 대법원장의 퇴진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복붙 불출석 의견서는 국민 기만"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 통보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이 지난 5월 청문회 불출석에 이어 오는 30일 청문회에도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꼬집었다. 사유서는 출석 의무가 있는 대상이 불출석할 경우 제출하는 형식인데, 조 대법원장이 의견서 형식을 고집하는 것은 국회를 기만하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저버린 오만한 태도"라며 "이번에 제출한 불출석 의견서가 지난 5월 의견서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복사·붙여넣기' 문서라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을 거론한 데 대해선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이 국회에 출석한 전례를 들어 '삼권분립 흔들기'가 아닐뿐더러 △대법원 판결은 종결된 사안으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희대 청문회는 '사법 쿠데타' 대선 개입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자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조 대법원장이 최종 불출석 시 탄핵 추진 여부 등 향후 대응과 관련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다시 증인으로 부르거나 고발하는 방식 등이 있는데 수위를 어떻게 할지 더 논의해 봐야 한다"며 "탄핵은 당에서 고민해 결정할 문제로, 법사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이번 주 '사법부 개혁안' 발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청문회와 동시에 ‘대법원 개혁’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이번 주 초 대법관 증원을 담은 사법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법관을 현행 14명에서 3년에 걸쳐 26명으로 증원하고, 대법관 추천 방식도 다양화해 대법원장의 영향력을 낮추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초래한 사법 개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에 반발하는 3대 특검 검사들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3대 내란·김건희·순직해병에 파견된 검사들이 검찰개혁에 사실상 저항하면서 특검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복귀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검 검사들은 검찰개혁에 저항하지 말고 정위치를 사수하길 바란다”고 했다. 일부 특검 검사들이 검찰청 폐지에 반발하는 상황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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