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美웨스팅하우스와 합의, K원전 세계화 교두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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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파산 직전의 애플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실제로 체코 원전 수출 과정에서 이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합의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하지만 이 합의를 통해 웨스팅하우스가 이 절차를 우리 원전 수출의 발목을 잡는 '덫'으로 더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예측 가능한 협력 절차로 전환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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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기업과 파트너십 절실
구체적인 협력 방안 마련해
한국 원자력 도약할 기회로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파산 직전의 애플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당시에는 숙명의 라이벌을 살려주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처럼 보였다. 하지만 MS는 이 투자를 통해 지루한 특허 소송을 마무리하고 자사의 핵심 제품을 매킨토시에 계속 탑재할 수 있는 실익을 얻었다. 결국 이 결정은 두 IT 거인이 공존하며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초석이 됐다.
최근 논란이 된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의 합의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이는 협상에서의 패배가 아니라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우리가 수출하는 APR1400 원전은 웨스팅하우스의 원천기술을 포함하고 있어 수출 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그 신청 주체가 웨스팅하우스라는 점이다. 실제로 체코 원전 수출 과정에서 이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합의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물론 수출통제 절차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합의를 통해 웨스팅하우스가 이 절차를 우리 원전 수출의 발목을 잡는 '덫'으로 더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예측 가능한 협력 절차로 전환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우리 원전 수출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을 제거한 셈이다.
이런 전략적 협력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미국이 우리의 세계적인 원전 건설과 사업관리 역량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원자력 기술의 종주국이지만, 정작 원전을 정해진 예산과 기간 안에 완공하는 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보글 3·4호기를 건설하는 데 예상치보다 2배나 많은 300억달러(약 41조8000억원)가 소요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자랑한다. 원전 설계부터 기자재 제작, 시공까지 아우르는 복잡한 과정을 조화롭게 관리해 정해진 기간과 예산 내에서 사업을 완수하는 능력 말이다.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통해 '사막의 기적'을 일군 우리의 역량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과 유럽 시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들 시장은 미국과 프랑스의 '뒷마당'으로, 보이지 않는 텃세가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 최근 체코 원전 수주 이후 프랑스가 보여준 격렬한 반응만 봐도 그 장벽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런 곳에서 우리 힘만으로 추가 수주에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의 탁월한 건설 능력과 미국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세계 시장에서 어떤 경쟁자보다 강력한 팀을 구성할 수 있다.
이번 합의를 표면적인 숫자와 문구만으로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이는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오랜 분쟁의 매듭을 짓고, 서구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이제 정부와 산업계는 이 합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상호 협력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에게 이번 합의의 전략적 중요성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두 회사의 전략적 협력이 세계 원전 시장을 휩쓰는 'K원전'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문주현 단국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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