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4년 동안 ‘문 두드린’ 납품대금연동제…수탁기업 81%, “잘 알지 못해”

중소기업계의 ‘숙원’이었던 납품대금연동제가 2023년 10월 시행됐지만, 아직도 수탁기업 10곳 중 8곳이 이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동아 의원실이 28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2024년 수·위탁거래 실태조사 수탁기업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수탁기업 중 81%가 연동제를 ‘명칭만 알고 세부내용은 모른다’ 또는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9%에 그쳤다.
이 조사는 중기부가 지난해 1만2000곳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총 4580곳 기업이 설문에 답했다.
납품대금연동제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락할 경우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사전에 합의한 비율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하도록 한 제도다. 제도 시행 전 중소기업들은 원재료 가격의 빠른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 감소 피해를 입고 이로인한 폐업까지 고려해야 했다. 원재료 가격의 급상승을 납품 대금에 제대로 반영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2008년부터 연동제의 법제화를 국회·정부에 요청했고, 14년만인 2023년 제도가 법제화했다.
하지만 연동제는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 중 연동제의 약정 대상에 해당하는 수·위탁거래를 하는 기업은 총 475곳이었는데, 이들 중 위탁기업과 연동제 약정을 ‘모두 체결’한 기업은 전체 44.6%로 절반에 못 미쳤다. ‘미체결’한 기업도 48%였으며, 약정을 일부만 체결한 기업은 7.4%였다. 위탁기업별 약정 미체결률은 공공기관(50%), 대기업(45.7%), 중견기업(48.3%), 중기업(49%)으로 나타났다.
연동제를 일부만 체결하거나 미체결한 수탁기업 263곳 중 45.2%는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을 약정 미체결 사유로 꼽았다. 17.5%는 ‘남품대금 연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미연동 약정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1.9%는 ‘위탁기업에서 관련 내용을 작성하거나 기재하는 것을 거부’해 약정을 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규모별 연동제 약정을 체결한 247곳(일부 체결 포함)의 구성을 보면, 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연동제 약정을 체결한 비중이 높았다. 중소기업은 42.1%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31.2%), 대기업(25.2%), 공공기관(1.2%)이 뒤를 이었다.
연동제 약정을 체결한 기업 중 85%는 납품대금 연동 약정을 체결할 때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지만, 15%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중 64.9%는 ‘원재료에 대한 적절한 가격지표를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원재료 비중에 대한 상호합의 부재(8.1%), 위탁기업이 본인 의견만 고수(8.1%), 셈식·조정요건 등 기타 연동에 관한 의견 불일치(8.1%)가 나란히 뒤를 이었다.
김동아 의원은 “납품대금연동제는 중소기업계의 14년 노력 끝에 도입된 만큼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때까지 중기부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기부가 직권조사 권한을 가진 만큼 현장 조사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실태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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