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국정자원 화재 전담 수사팀 구성...원인 조사

최예린 기자 2025. 9. 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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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부른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의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설 운영이나 화재 당시 상황과 연관된 기관이 국정자원, 케이티(KT), 엘지(LG)에너지솔루션, 전기 공사 하청업체 등으로 많고 복잡해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히는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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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전청에 ‘전담수사팀’ 꾸려 본격 수사 시작
관련 기관 여럿인 상황서, 화재 원인과 업무상 과실 등에 촉각
28일 오전 경찰 합동감식팀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예린 기자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부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는 정전 때 전력을 공급하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시작됐다. 화재·폭발로 이어지는 ‘열 폭주’ 현상이 있어 진압이 쉽지 않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공공·행정 시스템 서버 간 거리는 단 ‘60㎝’였다. 지난 2022년 카카오의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 등 대규모 먹통 사태를 유발한 데이터센터 화재도 같은 장치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원인이었다.

소방청과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지난 26일 밤 8시20분께 국정자원 대전 본원 5층 7-1 전산실에서 난 불은 약 10시간 만인 27일 오전 6시께 주불을 잡은데 이어 약 22시간 만인 같은 날 저녁 6시께 완전히 꺼졌다.

화재가 발생한 전산실 안에는 무정전 전원장치와 함께 96개 공공·행정 시스템 가동에 필요한 서버들이 함께 있었다. 국정자원 쪽은 “화재에 취약한 (전원장치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시스템이 한 공간에 가까이 있는 상황에 대한 (안전) 우려로 전원장치를 지하실로 옮기는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며 “배터리 이동 작업을 담당한 하도급 업체 직원이 전산실 전원을 내리고 배터리에 연결된 케이블을 끊는 과정에서 불꽃이 일었다. 사고 당시 배터리 분리 작업을 한 하도급 직원 외에 국정자원 직원 등 다수가 5층 전산실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배터리 분리 작업을 했던 하도급 업체 직원 1명(40대 남성)은 경상(1도 화상)을 입었고, 다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국정자원 전산실 가운데 3곳(2, 7, 7-1)은 무정전 전원장치와 업무시스템이 함께 있었다. 이미 3년 전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있었으나, 위험한 환경을 충분히 개선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당시 작업 현장에는 국정자원 직원과 이전 작업을 맡긴 외부업체 직원 등 13명이 함께 있었다.

배터리 1개에서 시작된 화재는 전산실 안 배터리 384개와 96개 시스템을 모두 태울 만큼 확산됐다. 특히 배터리가 있었던 지점과 시스템 서버 간 거리는 불과 ‘60㎝’였다고 대전유성소방서는 밝혔다. 이런 구조는 화재 진압을 어렵게 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로 인한 불길을 잡기 위해선 다량의 물을 부어야 하는데, 서버가 파손될 까봐 적극적인 소방 활동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불이 붙으면 ‘통째로 며칠간 물에 담가놔도 잘 꺼지지 않을 정도’로 화재에 취약하다. 소방청 관계자는 “물을 너무 많이 뿌려 정부 시스템 서버가 파괴되면 더 큰 손실로 이어질 것 같아, 서버를 보호하기 위해 소량의 물을 분사하며 온도를 낮추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무정전 전원장치는 주 전원에서 장애가 발생할 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백업 장치다. 과거엔 이 장치의 배터리로 납축전지가 사용됐으나 최근엔 리튬이온 활용이 보편화됐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할 때 온도가 1천도 넘게 치솟는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해 진압이 쉽지 않다.

행안부에 따르면 화재의 시작점이 된 배터리는 2014년 8월 국정자원에 납품한 제품으로 보증기간 10년이 이미 지났다. 오래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내부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관리와 사용에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

불이 난 5층 전산실에서 꺼낸 리튬이온배터리들이 국자정보자원관리원 안에 임시 설치된 수조 안에 있다. 최예린 기자

국정자원 쪽은 배터리 전원을 껐다고 밝혔지만, 실제 작업 과정이 안전 수칙에 따라 이뤄졌는지는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소방청 쪽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확한 화재 조사를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며 “전원이 차단됐는지 다른 요인이 있었는지는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전경찰청은 28일 화재 원인을 밝힐 20여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전담수사팀 팀장은 김용일 대전경찰청 형사과장이 맡았다. 수사팀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불꽃이 일어난 이유와 배터리 분리 작업 당시 구체적인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화재 발생 당시 배터리 분리 작업 과정 등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정부 서비스 복구가 최우선인 상황이라 복구 현황을 봐가면서 사고 경위와 화재 원인 규명에 필요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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