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홍콩의 화려함으로 재탄생한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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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의 용과 붉은빛으로 치장한 레스토랑 화원해선방.
셰익스피어가 남긴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위해 작곡가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발레 음악이 번영을 누리던 홍콩의 상류층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로미오는 홍콩의 뼈대 있는 가문 아들이고 줄리엣은 상하이 출신 홍콩 재벌가 딸로 나온다.
홍콩발레단의 '로미오+줄리엣'은 설정부터 무대 연출, 색다른 안무까지 익숙한 비극 고전을 새로운 이야기처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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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국립국장에서 공연
셰익스피어 고전 재해석해 큰 호응

금색의 용과 붉은빛으로 치장한 레스토랑 화원해선방. 홍콩 고급 식당을 오마주한 무대에서 붉은 치파오를 입은 여성들과 검정 턱시도 차림 남성들이 파티를 시작하자 프로코피예프의 웅장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셰익스피어가 남긴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위해 작곡가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발레 음악이 번영을 누리던 홍콩의 상류층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지난 27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막을 내린 홍콩발레단의 ‘로미오+줄리엣’은 수백 년 전 베로나의 감성을 20세기 중반 홍콩으로 옮겨 와 큰 호응을 얻었다. ‘로미오+줄리엣’의 배경은 유명 영화 ‘화양연화’가 그리는 1960년대 홍콩. 로미오는 홍콩의 뼈대 있는 가문 아들이고 줄리엣은 상하이 출신 홍콩 재벌가 딸로 나온다. 당시 홍콩 재벌들이 백인 투자자와의 결혼으로 동맹을 맺으려던 시대상을 반영해 줄리엣의 정혼자 파리스는 서양 부자로 그려진다.
홍콩발레단의 ‘로미오+줄리엣’은 설정부터 무대 연출, 색다른 안무까지 익숙한 비극 고전을 새로운 이야기처럼 풀어냈다. 형형색색의 네온사인, 광둥어 한자와 영어로 쓰인 어지러운 영화 포스터가 즐비한 거리의 풍경, 고급 식당가와 마작 게임장 등 배경이 다양하게 전환됐다. 서양 문물이 쏟아지던 홍콩의 모습을 다국적 발레단이 풀어낸 점도 눈여겨볼 만했다.
셉팀 웨버 감독은 셰익스피어의 원전 장면과 꽉 짜인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속에서도 안무가의 장기를 드러낼 기회를 200% 활용했다. 다른 버전에서는 광대의 춤 등이 나오던 만돌린 연주 구간을 웨버 감독은 영화 촬영 현장의 왁자지껄한 모습으로 그려냈다. 이는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홍콩 영화계에 대한 오마주다. 마작 게임장 장면에선 마작패가 없지만 마작을 하는 동작의 안무를 고안했는데 패를 쓸어모으는 팔동작, 패를 맞춰 세우는 모습에선 다리를 높게 들어올리는 것으로 표현했다. 줄리엣이 붉은 옷을 입고 전통 혼례를 올리는 결혼식 장면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의 새끼손가락을 인연을 뜻하는 붉은 실로 묶어 춤을 춘다. 소품으로 이어진 사랑의 2인무는 ‘라 바야데르’ 3막에 등장하는 스카프 춤을 연상케 했다.
이날 로미오의 연기력은 다소 아쉬웠지만 종합적으로 보자면 기대 이상의 공연이었다. 줄리엣 역할을 맡은 사카이 나나, 로미오의 친구로 티볼트에게 죽음을 맞는 머큐쇼를 연기한 션 지에 등 전반적으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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