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육감까지 체포한 미 ICE···아이오와 최대 학군서 학부모들 ‘부글부글’
디모인시·아이오와시티 등서 석방 촉구 시위
“학교에 아이 보내면 체포될까 두려워하고 있다”

이민자 단속 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이오와주 최대 학군의 교육감을 체포했다. 이민 당국이 지역의 주요한 인물들을 표적으로 단속을 시행하고 구금하면서 지역 사회에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P통신은 27일(현지시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전날 아이오와주 디모인 공립 학군의 교육감 이언 로버츠 교육감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ICE는 로버츠 교육감이 지난해 5월 이민 판사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았으며 취업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체류 중이었다고 밝혔다. ICE에 따르면 그는 전날 단속을 피해 숲으로 도주하다 ICE에 의해 체포된 후 아이오와 북서부의 우드버리 카운티 교도소로 이송됐다.
국토안보부는 “(로버츠 교육감은) 범죄 외국인으로 공공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체포 당시 로버츠 교육감은 장전된 권총, 현금 3000달러, 사냥용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총기 등을 소지하는 것은 연방법 위반이다.
남미 가이아나 출신인 로버츠 교육감은 1999년 학생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으며 어린 시절 대부분을 뉴욕 브루클린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0년에 가이아나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 바 있다. 로버츠 교육감은 2023년 7월 디모인 공립 학군 교육감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디모인 교육 당국 측은 ICE의 주장을 반박했다. 디모인 공립 학군의 관계자들은 “로버츠 교육감이 채용 당시 미국에서 일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작성했다”며 “또한 채용 과정에서 신원 조회를 담당하는 회사가 그의 과거 이력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또 그가 채용 과정에서 사냥용 총기와 관련한 혐의가 있다는 사실을 교육위원회에 알렸으며 충분한 설명을 제공했다고 했다.
재키 노리스 디모인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로버츠는 교육감 취임 당시 미국 시민권자라고 밝혔다”며 “ICE가 로버츠에 제기한 혐의를 우리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로버츠 교육감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며 디모인시 연방 청사와 아이오와시티 등에서는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디모인은 학생 3만명과 교직원 5000명이 있는 아이오와주 최대 규모의 학군이다. 엘리자베스 발카셀 아이오와이주민정의운동 활동가는 “우리 가족들은 지금 학교에 아이를 보내면 ICE 요원들이 체포해갈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사복 차림의 ICE 요원들이 아이오와시티의 식료품점에서 한 남성을 바닥에 눕혀 수갑을 채우는 사건이 벌어지며 아이오와주 내에서 이민자 단속에 관한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단속 정책을 강화하며 소방관, 언론인, 목사 등 지역 사회에서 잘 알려진 인물들을 표적으로 삼아 체포해 왔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의 이민 문제를 취재해 온 마리오 게바라는 지난 6월 ICE에 체포됐다. 그는 페이스북 팔로워가 78만명에 달하는 지역 사회의 저명한 인사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음에도 구금됐다. 메릴랜드주에서 이웃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해온 것으로 유명한 다니엘 푸엔테스 에스피날 목사도 지난 7월 ICE에 의해 체포됐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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