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실수 한 번에 현지 승냥이 떼로 변신… 스스로 화가 났나, 최종전서 이치로 기록 넘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7일(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콜로라도의 경기가 끝난 뒤 현지에서는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의 이름이 큰 화제로 떠올랐다. 좋은 쪽이나, 나쁜 쪽이나 다 그랬다.
이날 이정후는 시즌 12번째 3루타 포함,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6-3 승리에 공헌했다. 공격적인 활약은 매우 뛰어났다. 경기 최고 선수 중 하나였다. 그러나 8회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차라리 공을 놓치는 등 실수를 했다면 그냥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닝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관중석에 공을 던져 버렸다. 이건 집중력 문제로 결부할 수 있었고, 조롱당하기 딱 좋은 장면이기도 했다. 야속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6-3으로 앞선 8회 1사 1루 상황이었다. 콜로라도 헌터 굿맨이 이정후 방면으로 뜬공을 쳤다. 잡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타구였다. 실제 잘 잡았는데 문제가 그 다음에 벌어졌다. 이정후가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이닝이 끝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2사 1루 상황이었다. 이정후는 팬서비스를 위해 공을 외야 관중석에 던졌다. 하지만 이정후가 실수를 저질렀음을 아는 데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경기장이 웅성웅성거렸고, 심판진은 1루 주자에게 3루 진루를 명령했다. 안전 진루권이 주어진 것이다.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정후의 표정은 급격하게 굳었다. 2사 3루에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아 그나마 괜찮았지만, 만약 여기서 실점하며 추격의 빌미를 허용했다고 하면 더 큰일이 날 뻔했다. 더그아웃의 이정후 또한 표정이 좋지 않았다.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플레이였을 것이다.

경기에서 이겼지만 이 플레이는 현지에서 큰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건전한 비판이면 괜찮은데 조롱에 가까웠다. 어떻게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였다. 현지 중계진도 “이런 장면은 처음 본다”라며 점잖게 이정후의 플레이를 탓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베테랑 담당 기자인 앤드루 배걸리는 “최고 그룹의 선수에게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었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를 받는 고액 연봉자인데다, 올해 활약이 기대만 못했기에 조롱의 강도는 더 강해졌다. 이정후로서도 아마 생각이 많은 밤이었을 수밖에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8일 콜로라도전에도 이정후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이날 상대 선발이 좌완 카일 프리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이정후를 선발 7번 중견수로 투입한 것이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최근 좌완 선발이 나올 때 이정후를 빼는 경기들이 몇몇 있었다. 체력적인 배려라고 했다. 그러나 이정후가 프리랜드에 홈런을 터뜨린 전적도 있기에 이날은 그대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생각이 많았던 탓인지, 이정후의 방망이는 이날 힘이 없었다.
이정후는 이날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머물렀다. 경기에서 웃을 만한 일이 별로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 전날 이정후 실책의 발단을 제공한 굿맨에게 홈런포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2회에는 도일에게도 솔로포를 허용해 0-2로 뒤졌다. 하지만 2회 3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이정후의 공헌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회 선두 채프먼이 볼넷을 골랐고, 후속 타자 플로레스가 안타를 치며 채프먼을 2루까지 보냈다. 이어 전날도 대활약했던 슈미트가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다만 이 상황 다음에 바로 나선 이정후는 프리랜드와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B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과를 내지 못한 게 아쉬웠다. 3구와 5구, 6구가 모두 파울이었다. 결국 7구째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좌완의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벌랜더가 잘 던지면서 1점 리드를 계속 이어 갔다. 이정후는 3-2로 앞선 5회 선두 타자로 나섰지만 2루수 땅볼에 그쳤다. 코스가 좋았는데 상대가 수비 위치를 비교적 잘 잡고 있었다. 수비 위치에 따라 빠져 나갈 수도 있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2루수 리터가 좋은 수비로 이정후를 잡아냈다.
이정후는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루킹 삼진에 그쳤다. 허겟을 상대로 먼저 3B을 골랐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4구째 싱커를 지켜보며 굳이 무리하지 않은 이정후는 5구째 몸쪽 커브도 그냥 바라봤지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게임데이를 보면 존을 살짝 벗어난 공이라 더 아쉬움이 남았다. 상황에 따라 볼넷이 될 수도 있었으나 풀카운트가 됐고, 결국 6구째 커브가 존에 살짝 걸치면서 이번에도 삼진을 당했다. 6구를 보면서 스윙을 한 번도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3-2로 앞선 8회 1사 후 키즈너의 볼넷, 그리고 2사 후 데버스의 귀중한 적시 2루타가 터지며 1점을 도망갔다. 9회 1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4-3 승리를 거뒀다. 선발 저스틴 벌랜더가 6이닝 5피안타(2피홈런) 2실점 호투로 시즌 4승째를 거두며 2025년을 마무리했고, 타선은 4안타만 치고도 이겼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64에서 0.263으로 조금 떨어졌다.
이정후는 이제 29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준비한다. 이틀 전 실수는 이제 어느 정도 잊힐 타이밍이다. 홈팬들의 성원을 받으며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정후는 28일까지 시즌 149경기에서 타율 0.263, 출루율 0.325, 장타율 0.405, 8홈런, 5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0을 기록 중이다. 현재 12개의 3루타를 기록 중인데, 하나의 3루타를 더 추가하면 스즈키 이치로가 가지고 있는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 3루타 기록을 경신한다.
이정후는 이미 구단 역사상 5번째로 한 시즌 10개 이상의 3루타, 그리고 30개 이상의 2루타를 기록한 선수로 남았다. 분명 지난해보다는 한 단계 나은 모습을 보여준 가운데, 올해의 아쉬움을 잘 기억하며 내년의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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