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책방 죽이는 대기업 OUT” 외치며…커피는 스벅에서 [매경 뒤 시네마]
[매경 뒤 시네마-1] 영화 ‘유브 갓 메일’
‘유브 갓 메일’(1998)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범에 관한 이야기다. 조 폭스(톰 행크스)가 운영하는 ‘폭스 앤 선즈’라는 체인형 서점이 뉴욕에 진출하자 오랜 기간 지역의 터줏대감이었던 ‘길모퉁이 서점’이 위협받게 된다. 길모퉁이 서점 대표인 켈리(멕 라이언)는 동네 책방 지키기 운동의 선봉장이 되고 조 폭스 사장과 빈번히 부딪히며 서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런 그들이 정작 온라인에서는 서로가 서로인지 모른 채 이메일로 사랑을 키워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엇갈린 이같은 인연은 영화가 흘러가는 2시간 내내 긴장감이 유지되는 원동력이다.
![길모퉁이 서점의 대표 켈리가 골목 책방을 지키자며 연설하고 있다. [IMD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01996srbc.png)
![켈리와 폭스 모두가 즐겨 찾는 스타벅스 [IMD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03297lodn.png)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기 위해 기다리는 켈리 [IM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04569cepz.png)
영화가 개봉한 1998년은 지금처럼 초고속랜이 깔리기 전이어서 온라인 접속 과정이 훨씬 번거로웠다. 연결 때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모뎀을 통해 접속해야 했다. 심지어 인터넷을 쓰는 동안에는 집 전화를 사용하지 못했다.
그처럼 번잡한 절차를 거치고도 두 사람이 인터넷을 쓰려는 이유는 “유브 갓 메일”, 다시 말해 “메일 왔어요”라는 한마디를 듣고 싶어서다. 얼굴도 모르는 서로의 이메일을 애타게 기다렸던 것이다. 두 남녀는 새로운 방식을 통한 데이트에 적극적이었던 신세대였다.
![뉴욕152의 이메일을 보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 켈리 [IMD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06068qbte.png)
대표적인 시설이 바로 스타벅스다. 두 남녀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자주 테이크아웃하는데, 영화에서 스타벅스는 두 사람이 얼마나 신문물에 적극적이었는지를 나타내는 도구다. 당시로선 이메일 소통만큼이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신세대의 것’으로 평가됐던 것이다.
![조 폭스도 ‘숍걸’의 이메일을 고대한다. [IMD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07315ihcu.png)
이게 ‘플러팅’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뉴욕에서도 스타벅스가 새로웠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첫 스타벅스가 등장한 건 영화가 개봉하기 불과 4년 전인 1994년이었다. 이후 폭발적 관심을 받으며 매장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메일 외에도 두 사람은 인스턴트 메시지로 소통한다. [IM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08561jpfy.png)
30년이 흐른 지금의 뉴욕은 스타벅스에 있어서 시애틀만큼이나 상징적인 곳이다. 2018년에는 전 세계에 6개 밖에 없는 초대형 리저브 로스터리가 뉴욕 첼시에 개점하기도 했다.
![뉴욕 첼시에 있는 스타벅스 로스터리 [스타벅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09892inme.png)
![압도적 규모의 폭스앤선즈를 보며 주인공은 긴장한다. [IM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11189jghc.png)
루이싱커피 매장에는 계산원이 없고, 고객은 전용 모바일 앱으로만 주문한다. 음료 가격은 표면상 스타벅스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현재 앱에서 30~50% 할인 쿠폰을 대량으로 제공하고 있다. 뉴욕 첫 매장을 오픈할 당시 문전성시를 이뤘던 이유다.
소비 대국 미국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시민 지갑 사정을 위협하면서 ‘가성비 커피’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아울러 스몰토크를 통한 고객과의 친밀감 형성을 앞세운 스타벅스와 달리 루이싱커피는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데, 이게 실용성을 따지는 신세대에게 어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루이싱커피 뉴욕 1호점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12500uqge.png)
![길모퉁이 서점의 단골마저도 폭스앤선즈로 향한다. 로컬 책방을 지키고 싶은 마음보다 할인가에 끌리는 마음이 컸던 것이다. [IMDb]](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13794kpud.png)
결국 이 영화는 본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건 거의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은 어느 국가에서든 자주 관찰되는 현상이다. 특정 상품의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인물이 일상에서는 자신의 캠페인에 반하는 소비를 하는 모습을 보며 반대파의 비판에 직면하는 식이다.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IMD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15114kghv.png)
하지만 누군가의 배경만을 보고 판단해버리는 현대인에게 분명히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우리는 남을 악마화하고 공론장에서 배제해버리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지만, 그건 결국 우리에게 덫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와 당신 사이에는 생각보다 수많은 연결 고리와 공통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를 쉽게 배제하지 않는 건 당신을 보호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유브 갓 메일’ 포스터 [IMDb]](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8/mk/20250928133916422wxjm.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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