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송편 예쁘죠" 다문화 이웃과 함께한 한가위 잔치

강주비 2025. 9. 2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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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1동 광산구가족센터 2층 가족애(愛)뜰.

그는 "다문화·비다문화 가정이 함께하는 행사가 많지 않은데, 아이들이 웃고 뛰노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만든 송편을 집에 가져가 온 가족이 나눠 먹을 생각에 벌써 설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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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가족센터 '한가위 한마당'
다문화·비다문화 100여명 참여
송편 빚기·전통놀이 등 체험 다채
명절 의미 공유·문화 교류의 장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산구가족센터에서 추석맞이 문화 다양성 공유 포럼 '한가위 한마당'이 열린 가운데 다문화·비다문화 가정 등 100여명이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자기가 만든 송편을 자랑해 볼까요?"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1동 광산구가족센터 2층 가족애(愛)뜰. 이른 시간임에도 센터는 아이들 웃음소리와 경쾌한 음악이 뒤섞이며 명절 잔치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산구가족센터에서 추석맞이 문화 다양성 공유 포럼 '한가위 한마당'이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자신이 빚은 송편을 자랑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이날 추석맞이 문화 다양성 공유 포럼 '한가위 한마당'에 참여하기 위해 다문화가족과 비다문화가족, 호남대 유학생 등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적도 나이도 다른 이들은 송편을 빚고 전통놀이를 즐기며 서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나눴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산구가족센터에서 추석맞이 문화 다양성 공유 포럼 '한가위 한마당'이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송편 빚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테이블마다 흰 반죽과 깨·설탕 속 재료가 가지런히 놓이자, 아이들은 작은 고사리손으로 반죽을 떼어내 하트, 반달, 별 모양 등 자신만의 송편을 만들어냈다. 반죽이 손에 들러붙어 낑낑대다가도, 모양이 제법 그럴듯해지면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누군가는 옆자리 친구의 송편을 가리키며 "내 것이 더 예쁘다"며 웃음을 터뜨렸고, 부모들은 사진을 찍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산구가족센터에서 추석맞이 문화 다양성 공유 포럼 '한가위 한마당'이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전통놀이 '활 쏘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베트남 국적 팜 티리엔(31)씨는 "처음 송편을 빚어보니 모양은 엉성하지만, 쌓여가는 모습이 뿌듯하다"며 "아이에게 한복을 입히고 함께 송편을 만드는 오늘이 꼭 추석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들 임현성(9)군은 "어린이집에서 송편을 빚어본 적은 있지만, 엄마·동생과 함께하니 더 즐겁다"고 웃음 지었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산구가족센터에서 추석맞이 문화 다양성 공유 포럼 '한가위 한마당'이 열린 가운데 한 어린이가 어머니와 함께 송편 빚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송편 빚기가 끝나자마자 전통놀이 체험장이 문을 열었다. 투호, 제기차기, 활쏘기, 팽이치기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놀이에 아이들은 눈을 반짝였다. 구슬땀이 맺혀도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다녔고, 친구들과 점수를 겨루는 순간에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산구가족센터에서 추석맞이 문화 다양성 공유 포럼 '한가위 한마당'이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보름달 현수막에 추석 소원을 적고 있다. 강주비 기자

그 옆에서는 '보름달 소원 적기' 코너가 마련됐다. 커다란 달 모양 현수막은 금세 '우리 가족 건강', '말 잘 듣기', '행복 가득' 같은 글귀로 가득 채워졌다. 초등학생 강소율(8)양은 "엄마 아빠가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썼다"며 수줍게 웃었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심은혜(40)씨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추석은 그저 '용돈 받는 날'이었는데, 오늘은 직접 송편을 만들고 전통놀이를 하며 명절의 의미를 배워가는 것 같다"며 "여러 국적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에서 서로를 '다른 사람'이 아니라 '같은 이웃'으로 느끼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산구가족센터에서 추석맞이 문화 다양성 공유 포럼 '한가위 한마당'이 열린 가운데 베트남 국적 어머니와 딸이 '꽃 설기 만들기' 체험에서 만든 케이크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이날은 호남대 유학생 6명도 참가해 아이들과 놀이를 함께하고, 백설기 위에 꽃 앙금을 올리는 '꽃 설기 체험'을 도우며 일일 언니·오빠가 됐다. 글로벌한국어교육학과 웬팜흐엉투이(24)씨는 "추석을 가까이서 보고 체험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유학 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또 기회가 있으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부모 투 프레드니(30)씨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문화·비다문화 가정이 함께하는 행사가 많지 않은데, 아이들이 웃고 뛰노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만든 송편을 집에 가져가 온 가족이 나눠 먹을 생각에 벌써 설렌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산구가족센터에서 추석맞이 문화 다양성 공유 포럼 '한가위 한마당'이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꽃 설기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이날 행사는 광산구가족센터와 호남대 글로벌공생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HUSS)이 함께 기획·추진했다.

송창수 HUSS 단장은 "유학생들이 명절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주민·이주민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며 교류하게 돼 기쁘다"며 "작은 체험을 넘어 문화 교류의 장이 됐다. 학생들은 글로벌 공생의 가치를 배우고, 지역사회는 다양성을 넓히는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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