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출석 않기로...“사법부 독립 보장한 헌법에 반해”

김은경 기자 2025. 9. 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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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석 사유서 “헌법·법률 준수 위해 청문회 출석 불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진상 규명’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28일 국회와 대법원 등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과 청문회 출석 요청을 받은 5명 대법관,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은 지난 26일 국회 파견 직원을 통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에 낸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에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선고한 판결과 관련한 이번 청문회는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협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한 대한민국 헌법 103조, 합의 과정의 비공개를 정한 법원조직법 65조, 재판에 관한 국정조사의 한계를 정한 국정감사법 8조, 국회법 37조 등의 규정과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하는 저로서는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22일 전체 회의에서 ‘대법원장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의결하고 조 대법원장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 지 부장판사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주도해 처리한 청문회 계획서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특정 후보자(이재명 대통령) 재판과 관련해 절차적·법리적 규정을 위반한 불합리한 판결을 선고하고, 한덕수 등과의 ‘4인 회동’을 통해 사전 모의한 정황까지 드러나는 등 사법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심이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련 청문회에 출석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고, 여러 법률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조직법 65조는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고, 국정감사법 8조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회의 감사·조사 권한이)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오경미 대법관도 의견서를 통해 “본인은 현직 법관으로서 본인이 재판에 관여한 사건에 관한 법리적 견해는 판결서를 통해 표명했다”며 “여기서 더 나아가 그에 이르게 된 경위나 심증의 형성 과정에 대해 대외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사법부 고유한 재판 사항에 관한 것인 만큼 적절하지 않다고 사료된다”고 밝혔다.

통상 국회 국정감사나 현안 질의 등에는 재판에 관여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과 행정처 간부들만 나가고, 대법원장과 대법관, 재판연구관 등은 출석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 한편,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안 나온다고 하면 다시 증인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고, 불출석에 대한 고발 조치도 할 수 있다”며 “또 하나 고려하고 있는 것은 대법원에 현장 검증 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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