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막혔는데 집값은 ‘껑충’…‘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포모 다시 확산

유진아 2025. 9. 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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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폭 8개월 만에 최소
서울 아파트값은 3주째 오름폭 확대
[연합뉴스]


‘6·27규제’에 이은 ‘9·7대책’로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꺾였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오름폭을 키우며 대출 억제책의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수요가 위축돼도 시장 기대심리는 여전한 것이다. 이에 금융여건이 조금만 완화돼도 다시 가계부채가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2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3조2715억원으로 8월 말(762조8985억원)보다 3730억원 늘었다. 전월 증가폭(3조9251억원)과 비교하면 3조5521억원 줄어든 수치다. 큰 변수가 없다면 올해 1월(-4762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월간 최소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은 608조1913억원으로, 지난 8월 말보다 519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폭이 전월(3조7012억원)보다 3조1813억원 줄며 작년 3월(-4494억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작은 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신용대출은 104조790억원에서 103조8331억원으로 2459억원 줄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규 대출 취급액도 위축됐다. 5대 은행이 이달 25일까지 새로 취급한 주택구입 목적 대출은 5조5008억원으로, 8월(8조2586억원)보다 33% 감소했다. 하루 평균 취급액 역시 2664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약 17% 줄었다. 은행권은 6·27, 9·7 규제에 따른 대출 한도 축소, 모집인 대출 중단, 총량 규제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A시중은행에서 6·27 이전 계약분의 건당 평균 대출액은 3억3000만원이었지만, 6·27 이후 계약분은 2억30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러 규제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었고, 일부 은행은 이미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다 채워 추가 대출을 조이고 있다”며 “특히 모집인 채널 중단으로 신규 주담대의 절반 가까이가 막히면서 대출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 잔액 감소세와는 다르게 서울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9% 올라 오름폭이 0.07%포인트(p) 확대됐다. 이달 들어 상승률은 0.08%→0.09%→0.12%→0.19%로 3주 연속 커졌다.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일괄적으로 6억원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일부 현금 매수자가 주요 지역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은 ‘포모’(FOMO·소외 공포)에 시달리며 은행 창구에서라도 대출 상담을 받으려 발품을 팔고 있다.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자 ‘더 늦으면 기회를 잃는다’는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성동구 한 은행 지점 직원도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소식에 ‘지금이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하느냐’는 상담 문의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도 같은 우려를 내놨다. 한은은 최근 금융 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최근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는 약해졌지만,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가 여전히 제한적인 만큼 주택시장 기대심리 관리를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주택가격·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응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런 상황은 내달 2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서울 집값이 꺾이지 않는다면 금융불균형 확대 우려 때문에 한은이 인하에 신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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