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 교수 관두고 판매한 드시모네…유산균계 에르메스로[New & Good]
2009년부터 드시모네 판매 시작
"변비·아토피·비염에 좋다" 입소문
헥토 합류, 종합 건기식 회사 성장

갈수록 커지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시장은 특히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수치로 보면 알기 쉽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집계 결과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16년 3조5,000억 원에서 2024년 6조440억 원으로 두 배로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1,903억 원에서 7,777억 원으로 네 배로 뛰었다.
홍삼, 종합비타민, 오메가3가 주름 잡던 건기식 시장에서 유산균은 젊은 세대도 건강을 챙기는 현상이 퍼진 2010년대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헥토헬스케어는 유산균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드시모네를 앞세워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22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유산균의 효능을 국내에 먼저 알린 김석진 헥토헬스케어 대표를 만났다.
드시모네는 가격이 다소 비싸나 장에 좋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소비자 사이에선 '유산균계 에르메스'로 통하고 있다. 현재 코스트코 전국 20개 점포에 모두 입점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나면서 대표 프리미엄 유산균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드시모네를 국내에 들여온 김 대표도 처음부터 '유산균 박사'는 아니었다. 그는 1993년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학업을 이어가 2009년까지 같은 대학 치주과 교수를 한 치과 전문의다. 그는 특히 세균을 파고들었다. 세균이 처음 몸 안으로 들어서는 구강에 있는 이, 잇몸이 아픈 건 나쁜 세균에 감염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구강을 넘어 세균이 영향을 끼치는 소화 기관 전체를 들여다봤다. 그러다가 몸을 악화시키는 균의 치료법을 찾는 것보다 좋은 균을 먼저 신체에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마침 어린 아들이 겪고 있던 아토피를 완화할 방법도 고민하고 있던 그가 관심을 가진 게 유산균이었다.
2005년 미국의 한 학회에서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오 드시모네 교수와 만난 건 김 대표의 인생을 바꿨다. 유산균으로 장 질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드시모네 교수의 논문을 읽고 충격을 받았던 터였다. 드시모네 교수는 그가 만든 유산균 제품 드시모네를 한국에서 판매하고 싶다는 김 대표 제안을 받아들였다.
"드시모네, 과학적으로 검증"

드시모네를 들고 귀국해 국내 대형 제약회사 몇 곳을 두드렸으나 현실은 차가웠다. 소비자가 홍삼 정도만 찾던 2000년대 건기식 시장에서 아직 생소한 유산균 제품은 시장성이 없다고 여겨졌다. 김 대표는 드시모네를 직접 팔기 위해 대학 교수를 관두고 2009년 아예 한국으로 돌아와 회사를 차렸다.
김 대표가 한국에서 내놓은 드시모네는 국내 유산균 제품 중 보장균 수가 4,500억 마리로 가장 많은 '드시모네 4500' 등을 갖췄다. 보장균 수가 100억 마리를 넘으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드시모네는 이를 통과했다. 또 드시모네 원료는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장 면역을 조절해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개별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직접 유산균의 효능을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소개하는 등 유산균 전도사로 이름을 알렸다. 보장균 수가 많은 드시모네는 특히 변비나 면역 질환이 있는 성인, 아토피·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아이를 둔 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2019년 헥토그룹에 계열사로 합류하면서 헥토헬스케어는 종합 건기식 회사로 덩치를 불리고 있다. 드시모네는 보장균 수에 따라 드시모네 2000, 드시모네 베이비, 드시모네 키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 중이다. 올해 2월엔 신규 브랜드 '닥터브레스 구강 유산균'을 선보이면서 유산균 제품군을 넓혔다. 구강 관리, 입냄새 고민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아울러 올해 4월 이너뷰티 브랜드 온리추얼도 내놓았다.
헥토헬스케어는 또 김 대표의 이름을 딴 브랜드 김석진랩(LAB)도 운영하고 있다. 김석진랩은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 아임빅키 등 다양한 건기식 제품을 내놓았다.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도 진출하고 있다. 2024년 7월 중국 시노팜그룹 산하 의약품 전문기업 국약약재와 5년 동안 최소 1,550억 원 규모의 제품 공급 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과학적으로 검증된 드시모네를 통해 고객 신뢰를 쌓았다"며 "앞으로도 소비자가 신뢰를 주며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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