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OVO컵 여자부 결승은 ‘임명옥 더비’…다가올 V리그 양강 평가 IBK기업은행-도로공사, KOVO컵 결승서 ‘기선제압’ 나선다

도로공사의 결승행은 드라마틱했다. 27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 여자부 GS칼텍스와 준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1(19-25 25-16 26-24 25-17)로 역전승했다.
이번 KOVO컵에 원래 출전하기로 했다가 FIVB의 제동으로 인해 해외 초청팀 득지앙(베트남)의 한국행이 불발되면서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 정관장의 B조는 예선에서 두 경기만 치르고 4강 진출팀을 가렸다. 도로공사는 IBK기업은행에게 패했으나 정관장을 이기고 1승1패, 조 2위로 4강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는 A조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올라온 GS칼텍스. 2016년부터 10년 연속 KOVO컵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고, 우승도 4차례나 기록한 전통의 KOVO컵 강자 GS칼텍스를 상대로 도로공사는 한 수 위의 전력을 뽐냈다. 블로킹 득점 17-3 절대 우세에 강소휘(16점), 김세인(14점), 황연주(13점), 김세빈(11점), 배유나(10점)까지 세터와 리베로를 제외한 주전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고른 활약으로 GS칼텍스를 쉽게 제압했다.


이제 관심은 결승전 승자다. 두 팀은 지난 봄, 임명옥 트레이드로 얽힌 사이다. 2015~2016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10시즌 동안 도로공사에서 뛰며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를 일궈낸 현역 최고 리베로 임명옥은 2024~2025시즌을 마치고 개인 통산 여섯 번째 FA 자격을 획득했다. 지난 시즌에도 임명옥은 리그 최강의 수비력을 뽐냈다. 황연주와 더불어 리그 최고령 선수임에도 리시브 효율 1위(50.57%), 디그 1위(세트당 5.113개), 수비 1위(세트당 7.326개)를 휩쓸었다. 리베로가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지표는 모조리 1위를 차지한 그녀다.



이는 임명옥 개인에게도 손해였다. 이미 다른 팀들은 선수단 청사진을 어느정도 완성한 상황. 그녀의 기량에 걸맞는 연봉을 줄 수 있는 구단은 거의 없었다. 결국 이전 시즌에 비해 대폭 삭감된 1년 1억5000만원(연봉 1억원, 옵션 5000만원)에 도로공사와 계약한 뒤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IBK기업은행으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IBK기업은행에겐 그야말로 ‘넝쿨째 굴러들어온 최리(최고 리베로)’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다가올 시즌에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들이다. 2025~2026 V리그는 당장 지난 시즌 3강팀들의 전력이 다 크게 하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은 ‘배구여제’ 김연경이 현역에서 물러났고, 챔프전 준우승팀 정관장은 메가-부키리치의 ‘좌우쌍포’가 모두 팀을 떠났고 궂은 일을 도맡던 표승주도 FA 미아가 되며 현역에서 은퇴하면서 좌우 양날개 3명의 주전이 모두 바뀌게 됐다. 현대건설도 미들 블로커 이다현(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페퍼저축은행)이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고, 황연주도 은퇴 제의를 거부하고 도로공사로 둥지를 옮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마(도로공사) 대신 새로 뽑은 외국인 선수 카리 가이스버거는 부상으로 인해 다가올 개막전에 뛸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준수한 활약을 펼쳐준 빅토리아 댄착(우크라이나)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1m93의 큰 신장에 공격력이 돋보이는 알리사 킨켈라(호주)를 아시아쿼터로 품었다. 지난 시즌 3년 21억원의 거금을 들여 영입했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최악의 한 시즌을 보낸 이소영도 지난 시즌보다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이고, 황민경과 육서영도 왼쪽 측면에서 든든히 버티고 있다. 무엇보다 임명옥의 가세로 양질의 리시브가 제공되어 김하경, 최연진이 번갈아 맡을 세터진이 한층 더 편안하게 세트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KOVO컵은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는 데다 도로공사가 지난 금묘일부터 사흘 연속 경기한다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로공사로선 ‘KOVO컵 깡패’라 불리는 황연주, 김세인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V리그 전초전인 KOVO컵 우승 트로피는 누가 차지할까. 어느 팀이 우승해도 서사가 완성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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