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문동주 2점대 ERA 노렸는데, 4점대 시즌 마감이라니… LG전 트라우마 생기면 가을도 문제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한화의 차세대 에이스이자, KBO리그의 차세대 에이스 중 하나로 뽑히는 문동주(22·한화)는 후반기 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었다. 다소 저조한 몸 상태로 시즌을 시작해 전반기에는 부침이 있었지만, 몸이 풀린 후반기에는 리그 에이스급 포텐셜을 그대로 뽐냈다.
실제 문동주는 7월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22, 8월 4경기에서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38로 호투했다. 시속 160㎞에 이르는 강속구의 커맨드가 좋아졌고, 여기에 포크볼이 주무기로 자리를 잡으면서 상대 타자들이 상당히 까다로운 레퍼토리의 투수가 됐다. 9월 첫 경기였던 6일 삼성전에서도 6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을 3.16까지 낮췄다. 6월 마지막 경기 당시 평균자책점이 3.86이었음을 고려하면 분명 가파른 상승세였다.
당장 좋은 날은 외국인 선수와 맞붙어도 손색이 없는 구위를 뽐낼 정도였다. 한화의 기대감도 커졌다. 올해는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문동주의 몫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선발 로테이션의 당당한 일원이었다. 26일부터 28일까지 대전에서 열릴 LG와 ‘1위 결정 3연전’에도 일찌감치 27일 선발로 예고됐다. LG전에 아주 강한 것도 아니었지만, 직전 LG전 등판인 8월 10일 경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기에 기대감도 있었다.
26일 경기에서 한화가 선발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승리하자 27일 문동주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그러나 문동주가 경기에서 물러나는 데는 단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개인 경력에서 잊을 수 없는 최악의 하루로 남았다. 선발로 나서 1이닝도 못 채웠다. 그리고 6실점을 했다. 교체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고, 한화의 정규시즌 역전 우승 가능성도 문동주의 난조 속에 크게 떨어졌다.

문동주는 27일 대전 LG전에 나섰으나 ⅔이닝 동안 무려 8개의 안타를 맞으며 6실점하고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문동주 1군 경력이 아주 긴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선발로 나서 1이닝도 소화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쩌면 경기 중 갑작스러운 부상이 아니라면 앞으로도 없을 일이 될 수 있다. 1회에 5실점을 한 적은 있어도, 6실점을 한 적은 없었다. 두 가지 기록을 조합하면 한화가 느낄 당혹스러움을 설명할 수 있다.
구속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이날 문동주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5.5㎞, 평균은 153.4㎞가 나왔다. 평소보다는 줄었지만, 몸이 다 풀리지 않은 1회만 놓고 본 성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커맨드가 좋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에 정직하게 들어가는 공들이 많았다. 그리고 전날 패배 후 독기를 품고 집중력을 가다듬은 LG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문동주가 뭘 던져도 다 쳐 냈다. 한화 배터리가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1회 선두 홍창기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신민재를 2루 땅볼로 잡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오스틴의 타구가 3루수 노시환의 옆을 빠져 나가 좌전 안타가 됐지만 1사 1,2루였다. 평상시 항상 맞이하는 수준의 위기였다. 하지만 이후 문동주는 좀처럼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했다. 김현수에게 던진 포크볼이 중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확실하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김현수의 콘택에 걸렸다. 이어진 1,2루 상황에서는 문성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다시 이어진 1,2루에서는 운도 안 따랐다. 구본혁의 타구가 잘 맞지는 않았지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는 오지환 타석 때 폭투를 던지며 1점을 더 내줘 0-4로 뒤졌다. 한화 불펜이 바빠지기 시작했지만, 누구도 문동주를 1회에 교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기에 준비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결국 2사 후 박동원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하고 KO 펀치를 맞았다.
문동주는 1회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박해민에게는 1루수 방면 번트안타, 그리고 홍창기에게 다시 중전 안타를 맞았다. 급하게 몸을 푼 황준서의 준비가 끝났고, 문동주의 투구는 거기까지였다. 한화도 이날 경기가 중요했던 만큼 문동주의 상태나 기분을 배려해줄 겨를은 없었다.
8개의 피안타 중 빗맞은 것도 있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하드히트(시속 152.9㎞ 이상의 타구)는 1회 홍창기 첫 타석(154.2㎞), 박동원의 홈런(157.3㎞), 그리고 홍창기 두 번째 타석(157.5㎞)까지 세 개였다. 상당수 타구들의 발사각이 낮아 배럴 타구라고 할 만한 것은 박동원의 홈런 하나 정도였다. 그러나 야구는 결과가 중요할 때가 있는 법이고, 특히나 정규시즌 1위를 놓고 정면 격돌한 이날은 더 그랬다.

9월 6일까지 평균자책점을 3.16으로 낮추며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에 대한 가능성도 기대를 모았던 문동주다. 그러나 오히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부진하며 3점대조차 지켜내지 못했다. 9월 14일 키움전에서 3⅓이닝 9피안타 8실점으로 부진해 평균자책점이3.68로 뛰었다. 20일 키움전에 구원으로 나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27일 충격적인 투구 속에 평균자책점은 4점대(4.02)가 됐다. 남은 등판이 있을지는 알 수 없어 이대로 평균자책점이 확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LG전 트라우마다. 이날 경기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리는 없다. 반대로 LG는 문동주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정규시즌을 마쳤다. 한화는 우승은 못해도 정규시즌 2위는 확보한 상황이고, 만약 2위로 시즌을 마쳐 플레이오프를 통과한다면 한국시리즈 때 다시 LG를 만나야 한다. 문동주의 이날 투구가 포스트시즌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이유다. 그때 복수를 할지, 아니면 다시 상처를 받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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