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기한 1년 지난 노후 배터리···국가전산망 ‘먹통 사태’ 불렀다

안광호 기자 2025. 9. 2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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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대전 국정자원 전산실서 교체 작업 중 1개에서 불꽃
소방 장비 67대·인원 227명 투입…22시간 만에 완전 진화
대국민 서비스 436개·공무원 행정내부망 서비스 211개 마비
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소방대원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불러 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는 대전 본원 5층 전산실의 노후 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불로 무인민원발급기와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정부24 등 647개 정부 업무시스템 가동이 멈췄다.

27일 행정안전부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대처상황 보고(오후 5시 기준)’를 보면, 전날 오후 8시15분쯤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정자원 5층 전산실 내에 있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배터리를 교체하던 중 배터리 1개에서 불꽃이 튀었다.

해당 배터리는 2014년 8월 설치된 것으로, 보증기간(10년)이 지난 노후 배터리였다. 당시 전산실 내에 있던 13명의 직원이 노후 배터리를 교체하던 중 불이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직원 1명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는 전산 시스템에 단절 없이 전기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장치다.

소방당국은 장비 67대와 인원 227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여 화재 발생 약 10시간 만인 이날 오전 6시30분쯤 큰 불길을 잡은 후 약 22시간 만인 오후 6시쯤 최종 완진에 성공했다.

소방청은 “전산실에서 발화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2~3일 정도 소화수조에 담가둬 만일에 있을 재발화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며 “경찰 등 관계기관과 조만간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화재로 전소된 배터리 384개 중 이날 오후 4까지 133개를 밖으로 옮겨 수조에 담갔다고 설명했다.

불은 잡혔지만 무인민원발급기와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정부24 등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가동이 중단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는 국민이 직접 이용하는 대국민 서비스가 436개, 공무원 업무용 행정내부망 서비스가 211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동이 중단된 서비스는 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우체국, 보건복지부 복지로·사회서비스포털, 행정안전부 정부24·국민비서·모바일 신분증·정보공개시스템·온나라문서·안전신문고·안전디딤돌, 조달청 나라장터·종합쇼핑몰 등이다.

정부 전산망이 먹통이 되면서 행안부는 네이버 공지를 통해 국민 행동요령을 안내했다.

또 시스템 정상화 이후로 세금 납부, 서류 제출 기한 등을 연장하고, 국민이 기존 온라인 서비스를 대신해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원 처리가 지연돼 국민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 정상화 이전에 도래하는 세금 납부, 서류 제출은 정상화 이후로 연장하도록 유관기관에 안내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전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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