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예방하려 배터리 분리하려다 … 국정자원 ‘아이러니한 불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일으킨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는 아이러니하게도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리튬이온배터리와 서버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자원 관계자는 "배터리 화재가 나면 전산 장비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어 분리 이전을 준비하던 중이었다"며 "전원 차단 뒤 케이블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불꽃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84개 배터리 6개조로 나눠 분리하다 ‘불꽃’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일으킨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는 아이러니하게도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리튬이온배터리와 서버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정자원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쯤 국정자원 5층 전산실의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났다. 작업자가 배터리를 서버와 분리해 지하로 옮기기 위해 전원을 끈 지 약 40분 만이었다.
국정자원은 2022년 경기도 성남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 전산실 내 리튬이온배터리를 지하로 이전하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왔다. 당시 카카오·다음·네이버 등 주요 서비스가 멈춰 큰 혼란을 빚은 전례가 있었던 만큼, 국정자원은 같은 위험을 줄이려 했던 것이다.
전산실에는 총 384개의 배터리팩이 있었고, 이를 6개 조로 나눠 옮기기로 했다. 이미 첫 번째 조는 지하로 이전이 완료됐고, 사고 당일에는 두 번째 조를 옮기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위험이 높은 배터리와 주요 서버 간 간격은 불과 60㎝, 서버 간 간격도 1.2m에 지나지 않아 진화 작업에도 어려움이 컸다. 국정자원 관계자는 “배터리 화재가 나면 전산 장비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어 분리 이전을 준비하던 중이었다”며 “전원 차단 뒤 케이블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불꽃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국정자원이 작업을 맡긴 도급사 직원과 감리단, 제조 장비 업체 관계자들이 함께 있었으며, 배터리 전원 차단을 하던 도급사 직원(40대)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국정자원 측은 “해당 리튬이온배터리는 2010년 도입한 것”이라며 “할로겐 소화기와 자동 가스 분사 설비가 있었지만, 리튬이온배터리 특성상 설계 한계로 화재를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2~4층 전산실 피해 여부에 대해서는 “정보시스템 특성상 외관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시스템 재가동 과정에서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은 발생 약 9시간50분 만인 27일 오전 6시30분께 초진됐지만,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특성상 재발화 가능성이 남아 있어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화재로 정부 주요 업무시스템 647개가 중단된 상태다.
박정경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장 불신하는 언론’ 1위 MBC···가장 신뢰하는 언론도 ‘MBC’
- 李 대통령 인용한 “韓 군사력 세계 5위” 조사한 美 기업 GFP 공신력은?[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 도림동 고시원 옆방 20대女 성폭행 살해…40대男 무기징역
- 760억대 전세 사기범, 아내·아들까지 줄줄이 ‘철장 신세’…법정최고형 확정
- “범죄자는 활개치고, 국정은 도박판”…정부조직법 통과 비난한 국힘
- 조국이 ‘서초동 편집국장’으로 지목한 이 사람···“檢 간판 내려, 망나니 칼 뺏는 것”...한
- [속보] 김민석 총리 “국가정보시스템 장애, 국민께 사과”…세금 납부·서류제출 기한 연장
- 재판 나온 尹 “보석 허가하면 협조…1.8평에서 생존 힘들어”
- 버스탔던 교대생 43명이 단체로 실종된 이 나라…항의시위 격화, 군부대앞 쑥대밭
- 공개 이틀만에 ‘당근’에 오른 대통령 선물···“李대통령 추석선물 35만원에 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