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시낭송가협회 창립 20주년…‘詩의 노래, 의성의 노래’ 성황
시와 음악 어우러진 무대, 의성 정체성·생활문화로 자리매김

무대 위에 태극기가 힘차게 펼쳐지고, 격문 낭송에 이어 '대한독립만세'가 합창되자 공연장은 뜨거운 울림으로 가득 찼다.
낮과 밤의 길이가 나뉘는 추분(秋分)의 밤, 의성문화회관은 시와 노래가 어우러진 숭고한 감동으로 물들었다.
의성군(군수 김주수)은 의성시낭송가협회(회장 장효식) 창립 20주년 특별공연 '詩의 노래, 의성의 노래'가 지난 23일 성황리에 열렸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무대에는 협회 소속 낭송가 20명과 5명의 스태프가 참여했으며, 경북북부권문화정보센터가 함께 준비해 지역 문화예술의 결실을 나누는 장으로 꾸며졌다.
공연은 혼성 4중창단 '이베르디아니'의 오프닝으로 시작해 △1부 '의성의 사계' △2부 '향수' △3부 '충효의 의성 선비를 만나다' 순으로 이어졌다.

1부에서는 김미자·김계순·김태순·강점희·장윤아·이창하 낭송가들이 봄·여름·가을·겨울을 노래한 작품을 독송과 윤송으로 풀어내며 고향 의성의 사계를 무대에 되살렸다.
객석에서는 사계절의 풍경과 함께 고향을 그리워하는 탄성이 잇따랐다.
2부 '향수'에서는 출향 시인들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박지영 시인의 '강', 김교희 시인의 '봄날 의성역', 김기연 시인의 '슬하', 장혜승 시인의 '선돌소에서', 정옥화 시인의 '의성역전'이 낭송돼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고향을 떠난 이들의 그리움과 추억이 무대 위 목소리를 통해 잔잔한 울림으로 전해졌다.
3부 '충효의 의성 선비를 만나다'는 공연의 정점이었다.
박희정 낭송가는 김억 의병전시관장의 작품 '추모 순국 의병장 응암 김수협 공'을 장중하게 낭송하며 항일 의병 정신을 기렸다.

이어 신원록·신지제·이민성·이태직 선비들의 시조 낭송이 이어졌고, 김경희·이행욱·은순녀·이양희·박선희 낭송가가 함께 목소리를 보태 충·효·의 정신을 다시금 일깨웠다.
이처럼 고전 한시와 항일 문학이 함께 울려 퍼진 무대는 단순한 기념 공연을 넘어, 의성의 정체성과 뿌리를 계승하는 장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피아니스트 권영국과 대금연주자 김수호가 게스트로 참여해 'Amazing Grace', 'Nella Fantasia' 등을 연주하며 클래식과 전통음악의 선율을 더해 공연의 감동을 한층 고조시켰다.
공연장에는 이정아 의성군 부군수, 최훈식 의성군의회 의장과 의원들, 최태림 경북도의원, 박태주 문화원장, 이미경 의성도립도서관장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김종순 청송문인협회장, 편영미 구미낭송가협회장, 변화원 한국미술협회 회장 등 인근 문학·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자리해 무대를 함께했다.
장효식 회장은 "이번 공연은 20년 활동의 결산이자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관객 수는 의성에서 시낭송이 생활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의성시낭송가협회는 지난 20년간 지역 문학의 뿌리를 지켜온 소중한 단체"라며 "이번 공연이 시와 낭송을 통해 지역의 정서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